2025년 11월 05일(수)

플라스틱의 변신은 무죄... 페트병, 이제 OOO로 다시 태어난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혁신적 재활용: 진통제로 변신


유전자 변형 대장균을 활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진통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팀은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병을 분해해 얻은 '테레프탈산'을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통해 널리 사용되는 진통제 성분인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페트병의 주요 성분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에서 추출한 분자를 대장균주에 투입해 화학 반응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PABA'라는 중간 분자가 생성됐으며, 연구진은 대장균의 유전자를 조작해 이 PABA를 파라세타몰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변환 과정은 놀랍게도 24시간 이내에 완료됐으며, 92%라는 높은 수율을 기록했다. PABA는 세균의 성장과 DNA 합성에 필수적인 물질로, 일반적으로는 세포 내 다른 물질로부터 생성된다.


화학적 혁신과 지속가능한 미래


이번 연구의 핵심은 '로센 재배열'이라는 유기합성 반응이 유전자 변형 대장균 내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이다.


로센 재배열은 벤젠 고리 화합물에 탄소-질소 결합을 형성하는 중요한 화학 반응으로, 연구팀은 세포 내 인산염이 이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PET 유래 분자가 인체에 무해한 대장균과 함께 배양될 때 PABA로 전환되는 과정에 이 로센 재배열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이러한 화학 반응을 통해 생성할 수 있는 PABA 분자의 양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상업적 규모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에든버러대 스티븐 윌리스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라세타몰이 석유에서 추출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며 "이번 연구는 파라세타몰을 더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혁신적인 연구는 글로벌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에 지난 23일(현지시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