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배달 거지' 수법 등장, 자영업자들 피해 속출
과거 주문 시 음식이 잘못 배달됐다며 무료로 음식을 요구하는 신종 '배달 거지' 수법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주문 내역을 언급하며 보상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해 무료 음식을 챙겨가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24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한 치킨집 운영자 A씨의 사연에 따르면,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가게에 전화를 걸어 과거 주문 날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음식이 잘못 배달돼 나중에 전화하면 음식을 그냥 주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프라이드 치킨을 주문했는데 양념 치킨이 배달됐고, 다음 주문 시 한 마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이런 약속을 한 적이 없었다. A씨는 "잘못 배달된 경우 다음으로 미루지 않고 손님이 안 먹으면 회수 후 환불 조치, 다시 음식을 해 달라고 하면 회수한 뒤 다시 배달해 준다"며 자신의 일관된 고객 응대 방식을 설명했다. A씨가 강경하게 대응하자 남성은 "음식 못 주면 어쩔 수 없죠"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지역 내 여러 음식점 대상 조직적 사기 행각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남성이 A씨의 가게뿐만 아니라 인근 여러 음식점을 대상으로 비슷한 수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A씨에 따르면 바로 옆에 위치한 치킨집, 분식집, 중국집에도 동일한 남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분식집에서는 "지난번 주문 때 김밥 2줄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공짜 음식을 받아갔고, 같은 방식으로 다른 치킨집에서도 무료 배달을 받았다고 한다.
다행히 중국집은 배달 직전에 치킨집 사장으로부터 이 사기 전화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아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A씨는 배달 주소를 확인한 결과 모두 동일한 장소였다고 밝혔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증거를 모아서 고소해라", "신고해야 한다", "이 정도면 '배달 거지'를 넘어서 사기꾼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법적 대응을 촉구했다.
원래 '배달 거지'라는 용어는 배달 음식 일부를 빼먹는 행위를 지칭했으나, 최근에는 이처럼 허위 주장으로 무료 음식을 요구하는 악의적 행위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확대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신종 사기 수법에 대한 주의와 함께 업주 간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