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길이로 운동 능력과 성격까지 예측 가능하다?
손가락 길이의 비율이 개인의 운동 능력과 성격,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호주 남호주대학교와 미국 노스다코타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 인간생물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Biology)'에 '손가락 길이 비율과 심폐 기능 측면 간의 관계'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12개국 5,293명(남성 54%, 여성 46%)의 데이터를 포함한 22개의 기존 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약지(넷째 손가락)가 검지(둘째 손가락)보다 긴 사람들은 심폐지구력이 유의미하게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거리 달리기와 같은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가락 길이와 호르몬의 상관관계
연구팀은 "검지와 약지 길이의 비율에 따라 운동 능력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태아기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젠 노출의 후향적 지표로 간주된다"며 "이를 통해 근력과 지구력 성과를 예측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타당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매튜 러셀 노스다코타대 교육학, 건강 및 행동 연구과 교수는 "검지와 약지를 비교했을 때, 약지의 길이가 더 길다면, 낮은 손가락 길이 비율(2D:4D)을 가진 것이며, 이때 심폐지구력 관련 운동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손가락 길이 비율이 운동 능력의 절대적 지표가 될 수는 없으며, 후천적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의 한계점도 함께 제시했다.
성격과 행동 패턴까지 예측 가능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는 손가락 길이 비율이 성격과 행동 패턴과도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약지가 긴 사람들은 운동 능력이 뛰어난 반면, 반사회적 성향이 강하고 정신병적 경향, 약물 남용 관련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검지가 긴 사람들은 공격성이 낮고 통증에 대한 내성이 낮으며, 비만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손가락 길이가 단순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개인의 다양한 특성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손가락 길이 비율과 태아기 호르몬 노출의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