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4일(화)

말기 암 환자의 생존율, '마음가짐'에 따라 4.63배 차이

암 환자의 마음가짐이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


말기 암 환자의 생존율이 단순한 우울증 유무보다 환자의 심리적 대처 방식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9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와 교육인재개발실 윤제연 교수(정신건강의학과 겸무), 한국외대 투어리즘&웰니스학부 정주연 교수 연구팀은 진행성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긍정적 대처 전략(Proactive Positivity) 간의 상호작용이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이 정의한 긍정적 대처란 환자가 위기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재정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는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닌,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심리적 회복력의 한 형태다.


이번 연구 대상자로는 전국 12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조기 완화의료 임상시험에 참여한 144명의 진행성 고형암 환자들이 선정됐다. 이들은 모두 4기 또는 치료 후 재발한 고위험군으로, 기대여명이 1년 이내로 예측된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이 환자들을 긍정적 대처 전략 수준(높음/낮음)과 우울증 유무(있음/없음)에 따라 네 그룹으로 분류해 1년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대처 전략이 낮은 환자군이 우울증을 동반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4.63배 높았다. 반면,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군에서는 우울증 유무에 따른 사망 위험의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긍정적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는 우울 상태에서도 생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을 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주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높다는 점을 처음 통계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제연 교수는 "우울 수준과 대처 전략을 함께 평가하고 개선하는 정신건강 중재가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R&D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Psychiatry'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