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한 부부는 집값이 오를게 뻔히 보이는 신도시 아파트를 매도하고 서울의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로 이사 갔다.
아파트의 좋은 시설과 깨끗한 자연이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지옥 같은 출근길과 주변 인프라가 부부의 만족감을 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변인들의 만류에도 한창 집값이 오르던 신도시 아파트를 팔고 30년 된 주공 아파트로 이사한 부부는 뜻밖의 행운을 맞이했다.
20일 유튜브 '고준석TV' 채널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 미분양 아파트를 잡았다가 팔고 서울에 헌집을 사 성공적인 갈아타기를 한 부부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부부는 2015년 말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별내 신도시로 이사했다.
당시 미분양 매물이 있었고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 3억3000만~3억4000만원 가량이었던 집이 500만원만 있으면 계약 가능했다.
마침 아내의 친정집도 의정부였고 아내 동생이 같은 단지에 살고 있어 집값 상승을 노리기보다는 가족들과 가깝게 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집을 계약했다.
신도시에 이사 온 부부의 만족감은 잠시였다. 아파트는 깨끗하고 쾌적했지만 출퇴근 길이 지옥길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경춘선 별내역에 가려면 집에서 차를 한참 몰고 가야 했고 남편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려 하면 퇴계원, 구리에서 차들이 합류하며 5분만 늦게 나가도 도착시간이 30분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파트는 배산임수라는 말이 걸맞을 정도로 자연친화적이어서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옥 같은 출퇴근 길에 부부는 서울의 인프라가 그리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는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 2019년도까지만 해도 4억원대였던 신도시의 집값이 5억원대로 뛰었다.
서울 지하철 4호선과 8호선의 연장 소식 그리고 GTX-B 노선까지 언급되면서 아파트는 한 달에 수천만원씩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 카페에서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계속해서 흘렀다. 부부는 아파트가 오르는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집을 팔아 서울 역세권 아파트를 구하기에는 마땅한 매물이 보이질 않았다. 많은 매물을 찾고 찾았지만 부부는 결국 주택면적도 작고 오래 된 주공 아파트에 이사 가기로 결정했다.
부부의 선택을 들은 가족과 주변 지인들은 극구 반대했다. 집값이 오를게 뻔히 보이는 데 30년 된 주공 아파트로 왜 이사 가냐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부부는 5년 동안 겪은 고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작년 6월 신도시 아파트를 5억 6000만원에 팔고 상계동에 있는 25평(58㎡) 짜리 집으로 이사했다.
그런 부부에게 반전이 찾아왔다. 주공 아파트가 몇 년도 채 안 돼 집값이 확 뛰어오른 것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부부가 들어간 상계주공 6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9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1년여만에 약 4억원 이상이 뛰었다
물론 매도한 신도시 아파트도 상승했지만 오른 금액은 2억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 났다.
부부는 1년 전만 해도 후회할 것이라는 주변인들의 반응이 "정말 똑똑한 선택을 했다"는 말로 바뀌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현재 부부는 서울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의 더블역세권인 노원역과 주변 백화점, 마트, 골목상권 등 인프라에 만족을 하며 살고 있다고 전해졌다.
부부는 오래된 집이어서 시설에 대해 불만은 있지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불편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영상 끝으로 고준석 교수는 "정부의 각종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1주택자가 갈아타기를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신축만 고집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장기적으로 살펴보고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