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대에서 수백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94세 노인이 의문의 상황에서 사망한 사건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로 활동했던 윤명순(가명) 씨는 고위공직자였던 남편과 함께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은 세 아들에게 각각 100억 대 규모의 빌딩 지분과 토지를 상속했으며, 윤명순 씨 역시 강남 지역의 빌라 5세대와 다가구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4월 8일 오전 10시경, 셋째 아들 부부가 어머니의 예방접종을 위해 집을 방문했을 때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평소 건강했던 윤명순 씨가 침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것입니다. 이마에는 커다란 혹이, 양팔에는 시퍼런 멍이 선명하게 남아있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셋째 며느리는 "두 아주버님이 앉아 계셨어요. 당황해서 엉거주춤 일어나더라고요"라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윤명순 씨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그날 자정 무렵 끝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사망 원인은 외상성 뇌경막하출혈로 밝혀졌습니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아 출혈과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전날 저녁 8시경 두 형제가 어머니 집을 찾았던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셋째 아들은 형들이 재산 분배 문제로 어머니를 폭행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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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머니가 소유하시던 토지를 내 가족들 명의로 사전 증여를 해주셨는데, 두 형들이 이를 알고 어머니께 찾아와 항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명순 씨는 4년 전 보유 부동산의 일부를 막내아들 가족에게 사전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이 사실을 알게 된 두 형제가 어머니를 찾아와 문제를 제기했으며, 사건 당일에도 증여 문제를 거론하며 다툼이 있었다는 것이 셋째 아들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두 형제는 어머니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전날 존속상해치사 등 혐의를 받는 두 형제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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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측 변호인은 "의도적으로 어머니를 상해할 것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재산 처분과 관련해 의견 대립으로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었고 어머니가 화를 내시는 상황에서 형이 제지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인은 또한 "어머니는 멍이 잘 드는 체질이었고 '와파린'이란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 멍이 쉽게 생기고 번지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어머니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생긴 멍은 설명 가능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은 별개 문제다. 인정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와파린은 혈전을 녹여주고 막아주는 항응고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14시간 동안 노모의 집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 90대 노모 사망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는 25일(오늘)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