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4일(화)

캄보디아 간 아들 연락 끊겨... 대사관 신고했더니 "아들이 직접 신고해야죠"

"빌린 돈 갚으러 캄보디아 간다"... 이틀 만에 연락 두절


경북 예천군에 거주하던 20대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대구에 거주하던 또 다른 남성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에서 한국인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가족들은 "살아서만 돌아와 달라"며 애타는 심정으로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1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대구 달서경찰서는 13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남성 양모(34)씨가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거리(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캄보디아 프놈펜 거리(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양씨 가족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일 "빌린 돈을 갚기 위해 2~3주 정도 캄보디아에 다녀오겠다"며 프놈펜행 항공권 사진을 가족에게 보냈습니다. 이후 오전 비행기를 타고 출국한 양씨는 현지 도착 직후부터 10일까지 "숙소에 도착했다", "지금 일어나 사무실로 이동 중이다" 등 비교적 평범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1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쯤 "일이 더디다. 중국인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따가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말을 남긴 뒤 연락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양씨의 아버지는 다음 날 새벽까지 카카오톡 전화를 여러 차례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TV에서만 보던 일... 아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불안해진 양씨의 아버지는 곧바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연락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당사자가 직접 위치를 알리고 신고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안내뿐이었습니다.


실종된 사람이 직접 신고해야 움직이겠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사관은 앞서 지난 9월 '취업사기·감금 피해 시 현지 신고 방법'을 공지하며, 피해자가 직접 본인 위치, 연락처, 건물 사진, 여권 사본, 현재 얼굴 사진, 구조 요청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첨부해 텔레그램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안내한 바 있습니다.


아버지는 결국 12일 오전 달서경찰서를 찾아 실종 의심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매체는 아버지가 "TV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 아들에게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텔레그램으로 아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 "외교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 추가 수사 진행 중"


캄보디아 경찰청캄보디아 경찰청


달서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외교부 등 관계 당국에 사건을 통보했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감금·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경북 예천 출신의 20대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 흔적이 남은 채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프놈펜 일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국민들에게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방문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