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2일(일)

"캄보디아 여행 때 택시탔다가 '납치'될 뻔"... 재조명되는 박항서 감독 경험담

'산길로 가더니 외딴 공터에 세워'... 납치 직전 벗어난 박항서 감독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사망 사건이 잇따르자,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과거 캄보디아 여행 중 겪었던 아찔한 납치 위기 일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박항서 전 감독은 지난해 3월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해 아내와 함께 겪었던 납치 위기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박항서 감독 / GettyimagesKorea


그는 "2018 U-23 아시안컵 준우승 후 아내와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찔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밤 10시쯤 베트남 공항에 도착했는데 택시가 한 대도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 멀리서 '택시'라고 부르며 다가오길래 탔다. 그런데 음악 소리부터 이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박 전 감독은 "요금소에서 요금을 내려는데, 기사가 내 지갑을 유심히 보더라"며 "기사가 한국 돈 1만 원을 보여주며 베트남 돈으로 바꾸자고 해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집으로 가는 길을 알고 있었는데 차가 갑자기 산길로 들어서더라. '납치됐구나'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납치 일당 중 1명,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알아봐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그는 "한참 후 외딴 공터에 차를 세우더니 기사가 내리면서 종이에 사인을 하라고 했다"며 "그때 차 문을 박차고 내렸는데, 근처에 10명 정도가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으로 흘렀습니다. "그중 한 명이 나를 알아보고 '미스터 박? 박항서?'라고 묻더라"며 "그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저 사람 왜 데려왔어? 박항서야, 빨리 보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박 전 감독은 "잠시 후 대장처럼 보이는 남성이 오더니 '빨리 차 타고 집으로 가라'고 했다"며 "그땐 정말 아찔했지만, 지금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잇따라... 정부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박 전 감독의 경험담이 재조명된 것은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지난 8월, 캄보디아 박람회에 참가하겠다며 출국한 20대 한국인 대학생 박모 씨가 현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캄보디아 경찰은 사망 원인을 "극심한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지난달에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도심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현지인들에게 납치돼 고문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외교부,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이처럼 한국인 대상 범죄가 잇따르자 외교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지역으로의 방문은 긴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취소 또는 연기하길 바란다"며 "현지 체류 중인 국민께서는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뉴스1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쿠언 폰러타낙 주한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의 취업 사기·감금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최근 온라인 구인 사기를 빌미로 한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이 급증하고 있으며, 외교부는 "신변 안전 확보를 위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