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금 직원들의 악몽 같은 7일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고, 화장실은 오픈된 공간이었습니다"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되어 일주일간 구금됐다가 귀국한 한국인 직원들의 생생한 증언이 전해졌습니다.
이들이 겪은 열악한 구금 환경은 국제적 인권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됐던 한국인 근로자가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5.9.12 / 뉴스1
13일 KBS는 전날(12일) 미국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 구금시설에 억류됐다가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온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근로자들이 탄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은 12일 오후 3시 23분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해당 전세기에는 한국인 316명(귀국 포기자 1명 제외)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일본 3명·인도네시아 1명) 등 총 330명이 탑승했습니다.
KBS
귀국한 직원들은 체포 당시 입었던 작업복 그대로, 면도도 하지 못한 채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이들의 얼굴에는 일주일간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그대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귀국 직원 A씨는 "허리 체인에다가 수갑을 차고 이동을 했는데 거기서 물도 주고 음식도 줬는데 먹을 수 없는 환경이어서 왜 주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라고 구금됐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인간 존엄성을 무시한 구금 환경
구금 시설의 환경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기본적인 생리 현상 해결도 쉽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70~80명이 함께 생활하는 대형 공간에 화장실은 단 5개, 모두 개방된 형태였으며 샤워장 역시 7개뿐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근로자들은 기본적인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것조차 큰 고통이었다고 합니다.
귀국 직원 조영희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2인 1실을 쓰는데, 숙식하는 데 변기가 같이 있어서, 오픈된 장소에서 그런 걸 해결하기가 제일 힘들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귀국 직원 장영선 씨는 "저희가 물을 요구하거나 했을 때, 좀 늦게 주거나 할 때 안 주니까 자꾸 요구를 하니까 약간 강압적으로 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
체포 과정 역시 공포스러웠다고 했습니다. 류주영 씨는 "(체포 당시) 무서웠다. 잔뜩 헬기까지 떠가지고 전부 이렇게 군사작전 하듯이 하니까. 너무 겁이 났다"라며 당시의 두려움을 표현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체포와 강압적인 수갑, 쇠사슬 착용, 그리고 외부와 단절된 구금 생활은 이들에게 악몽 같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고 합니다. 한 직원은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어떤 프로세스로 갈지 모르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많이 답답했고 하루 연기되면서 밤에 갑자기 진행되던 게 중단되고 나니까 그 부분들이 조금 많이 다들 힘들어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귀국한 직원들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회사가 제공하는 건강검진과 심리 상담 등을 받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