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목)

"크루즈컨트롤 해두고 잠 들어 아버지는 세상 떠났는데 사고 운전자는 축구 동호회 나갔습니다"

시속 86km로 '쾅'... 브레이크·핸들 조작 없었다


크루즈 컨트롤(정속 주행장치)을 켠 채 졸음운전을 하던 1톤 탑차가 신호 대기 중이던 1톤 트럭을 시속 86km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이 숨졌고, 동승자가 크게 다쳤습니다. 유족은 "반성 없는 가해자에게 반드시 최고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고는 지난 5월 23일 오후 대구 시내 한 도로에서 벌어졌습니다. 당시 피해자 부부가 타고 있던 1톤 트럭은 정차 신호에 맞춰 3차선에 멈춰 있었습니다.


그때 뒤에서 달려오던 1톤 탑차가 그대로 돌진했습니다. 해당 탑차는 대구의 한 식당으로 돼지고기를 배달하던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20250813_12.jpg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피해자의 딸 A씨는 인사이트 취재진에 "아빠는 안전벨트도 하고 있었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도 충분히 뒀다"며 "그런데 가해자가 브레이크도, 핸들도 잡지 않고 그대로 박아서 큰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119 신고도 안 해"...사고 후 행동에 유족 분노


사고 직후 동승해있던 어머니는 차 안에서 기절했다가 A씨 남동생의 전화를 받고 깨어난 뒤 "살려주세요"라며 절규했다고 합니다.


A씨에 따르면 그러는 동안 가해자는 2분 동안 차에서 나오지 않았고, 119나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구조 조치 또한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해자는 자신의 지인과 보험사에만 전화를 걸었을 뿐, 119 신고 역시 A씨 남동생이 대신 했습니다.


20250813_10.jpg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A씨의 부친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의식 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총 3번의 심정지가 온 끝에 사고 한 달 만인 지난 6월 23일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동승자인 어머니 역시 갈비뼈·팔·발가락 골절과 뇌출혈 등 다발성 골절로 최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유족은 가해자의 태도에 더욱 분노했습니다. A씨는 "사고 이틀 뒤 밤 10시에 병원에 왔다고만 연락했을 뿐, 사과하겠다는 말은 없었다"며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야 문자로 '죄송하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는 의식 불명인데...축구 동호회 나간 가해자


이어 "아빠가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에도 축구 동호회 활동을 하며 사진과 영상을 SNS에 올렸다. 사건이 알려지자 그제야 비공개로 돌렸다"고 전했습니다.


20250813_11.jpg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A씨는 "우리 가족은 사고 이후 약 3달째 생업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가해자는 축구 동호회를 가는 게 말이 되냐"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졸음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입니다. 법상 최고 형량은 5년이지만, 실제 선고는 3년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족은 "아빠는 단순한 교통사고 숫자가 아니다. 가족을 지키던 한 사람이었다"며 "반성 없는 가해자에게 반드시 최고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가해 운전자는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사고 후 어떤 시민분이 119에 신고했으니 신고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조치해야할 지 몰라 당황했다"며 "장례식장을 가지 않은 것은 유족들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까봐 그랬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축구동호회와 관련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을 해서 딱 한번 나갔다.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