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와 공중보건 위한 GC녹십자의 결단
GC녹십자가 혈액 제제 알리글로를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은 물론 탄저 백신 국산화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충실한 모습이다.
특히 탄저 백신 국산화는 단순한 신약 개발을 넘어 국가 안보와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GC녹십자
26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 컨세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 2분기 매출 4601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매출 4174억원, 영업이익 177억원과 대비해 각각 10.2%, 25.4% 늘어난 규모다.
실적 개선 배경에는 알리글로가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3분기 알리글로 초도 물량을 선적한 후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올해 2분기 알리글로 매출은 350억원 안팎에 달한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 매출은 지난해 3분기 처음 발생한 뒤 올해 1분기까지 GC녹십자 실적이 보탬이 되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초 미국 혈액원 확보를 위한 ABO홀딩스 인수 작업도 마무리했다. ABO홀딩스는 미국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소재 ABO홀딩스 칼렉시코 혈장 센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면서 미국 내 6곳 혈장센터 모두 FDA 허가를 받았다.
GC녹십자
GC녹십자는 혈액원 인수를 통해 원료 확보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안정적인 알리글로 매출 상승 기반을 마련했다.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탄저 백신 개발은 세계적으로 GC녹십자와 질병청이 최초라는 점에서 국내 바이오 기술력의 위상을 높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도전
GC녹십자는 최근 탄저 백신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충실하고 있다.
탄저균은 생물무기로 활용될 수 있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병원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탄저 백신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 국산화 성공으로 안정적인 백신 공급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GC녹십자는 최근 질병관리청과 함께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산 신약 39호다.
탄저 백신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GC녹십자는 정부의 필수 비축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의 배리트락스는 방어항원(PA)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제조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세균 배양 방식 백신과 달리 단백질 항원 기반으로 제작되어 탄저균 독소인자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탄저 백신 개발은 세계적으로 GC녹십자와 질병청이 최초다.
GC녹십자의 탄저 백신 개발은 수익성보다 국가 공중보건 안보를 우선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탄저 백신 개발에 뛰어든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서이다.
탄저 백신에 이은 독감 백신 개발... '백신 명가' GC녹십자
GC녹십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mRNA 플랫폼을 확보하고 본격 개발에 나섰다.
지난 2019년 mRNA 및 지질나노입자(LNP) 전담 연구팀을 신설한 GC녹십자는 현재 mRNA 플랫폼 및 LNP 등 자체 핵심 기술을 구축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mRNA 플랫폼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이미 mRNA 생산설비에 대한 준비도 마친 상태다. 2023년 자산의 백신 공장이 위치한 전남 화순에 mRNA-LNP 제조소를 구축해 전 공정을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최근에는 질병관리청이 국산 mRNA 백신 플랫폼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mRNA 백신 전략 설명 중인 신윤철 GC녹십자 개발팀장 / GC녹십자
이 사업은 팬데믹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비임상 단계부터 품목허가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총 5052억원이 투입된다.
GC녹십자는 이번 과제를 통해 안전성 및 면역원성이 우수한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동물에서의 비임상 시험 결과 확보와 임상 1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 관계사 큐레보를 통해 개발 중인 대상포진 백신도 순항 중이다.
올해 초 큐레보는 바이오 신약 투자 심리가 오랜 기간 얼어붙었던 가운데서도 1억 1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지 유치를 이끌어 내 진행 중인 임상 2상에 속도가 붙게 됐다.
국내에서는 최근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예방 혼합백신(Tdap) 개발 과제의 1/2상 IND를 승인받았다.
임상은 2026년 말까지 완료를 목표로 한다. GC녹십자는 Tdap 백신의 국내 품목허가뿐 아니라 추후 WHO 사전적격인증(PQ, Pre-qualification)을 통해 국제기구 공급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