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4일(금)

"저출산 시대에 4자녀 엄마" 삼성家 이서현 사장, 가족이 곧 삶의 중심이었다

재벌가에서 보기 드문 4자녀 다둥이 엄마, 이서현 사장


극심한 저출산 위기 속에서도 조용히 네 명의 자녀를 키워온 인물이 있다. 바로 삼성가(家)의 차녀이자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인 이서현 사장이다. 재계에서는 보기 드문 '4자녀 워킹맘'인 그녀의 삶과 철학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


19일 발표된 유엔 세계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율은 10.6%로, 인구 4000만명 이상인 37개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역시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기업 경영과 사회공헌을 병행하며 다둥이 엄마로 살아온 이서현 사장의 삶은 더욱 주목받는다.


인사이트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 사진 제공 = 삼성물산


딸 셋, 아들 하나... 재벌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족 형태


이서현 사장은 삼성그룹 故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로, 현재 삼성물산 사장과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슬하에 딸 셋과 아들 하나, 총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이는 통상 1~2명의 자녀만을 두는 재벌가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가족 내에서도 일부 자녀가 오빠인 이재용 회장이나 언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자녀들보다 나이가 많은 경우도 있어, 가족 구성상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워킹맘'의 길, 그리고 '조용한 엄마'의 일상


2000년대 초반부터 육아와 일을 병행해온 그는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삼성패션, 광고부문 등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커리어의 절정기에도, 자녀들의 학교 행사나 환경미화 활동에 직접 참여하며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 한 학부모가 "소풍 때 옆자리에 앉은 게 이서현 사장인지 몰랐다. 그렇게 조용하고 차분한 엄마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언론에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0.19/뉴스1(삼성전자 제공)


조용한 내조자 김재열 사장과의 '평등한 파트너십'


이서현 사장의 든든한 동반자는 남편 김재열 사장이다. 김 사장은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아들이자, 현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을 지내고 있다. 과거 제일모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경엉기획총괄 사장,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미국 유학 시절 이서현 사장의 오빠 이재용 회장 소개로 만나 2000년 결혼했으며, 결혼 후에도 각자의 분야에서 경영과 스포츠 외교, 사회공헌 활동 등을 조용히 병행해왔다.


이 부부는 공식 석상에서는 거의 나란히 등장하지 않지만, 가족을 우선시하는 생활 방식과 사회에 대한 조용한 기여 방식에서 매우 닮은꼴이다. '명문가 출신 + 조용한 실천형 부부'라는 평을 받는 이유다.


인사이트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오른쪽부터)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이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2024.7.27/뉴스1


삼성복지재단에서 실현하는 가족 가치관


이서현 사장이 이끄는 삼성복지재단은 가족 중심의 복지 철학을 실현하는 장이기도 하다.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 아동,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교육·복지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직접 기획과 참여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이는 단순한 '재단 운영' 수준을 넘어, 이 사장 개인의 가치관이 사회공헌에 연결된 사례로 꼽힌다. 그녀는 인터뷰나 SNS 등 외부 노출을 철저히 자제하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가족과 보내는 엄마"라는 이야기가 지인 등 측근들을 통해 공통적으로 전해진다.


'저출산 홍보대사'로 부상하는 이유


재벌 3세, 4자녀 워킹맘, 사회공헌가. 세 가지 정체성을 모두 지닌 이서현 사장은 최근 일각에서 "저출산 홍보대사로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그녀가 직접 기획하고 추진해 온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복지 사업들은 향후 저출산 대응 정책에도 참고될 만한 선례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1 뉴스1 


"가족은 삶의 기본 단위"...조용한 실천가의 메시지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서현 사장이 보여준 삶의 궤적은 결국 '일을 병행하면서도 가족이 삶의 중심임을 놓치 않고, 그 가치를 사회 공헌으로 확장해 나가는'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저출산 시대, 수많은 정책과 담론이 오가는 지금, 가장 큰 설득력은 숫자가 아니라 직접 삶으로 보여주는 '롤모델'의 존재일지 모른다. 재계 인사 중 '조용한 다둥이 엄마'로서 이서현 사장만큼 특별한 존재감을 가진 인물은 드물다.


그러한 점에서 이서현 사장은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