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민원 줄고 심미성 부각...5년 새 이팝나무 45% 증가
최근 5년 사이 서울시 가로수 지형이 뚜렷이 달라졌다. 한때 단풍과 병충해 내성으로 대표적인 가로수로 자리잡았던 은행나무는 시민 불편을 이유로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하얀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는 심미성과 환경 적응력 덕분에 급증하고 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가로수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 시내 가로수 29만4668그루 중 이팝나무는 2만5613그루로 집계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5년 전(1만7639그루)과 비교하면 약 45% 증가한 수치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3011그루로 가장 많고, 강서구(1872그루), 영등포구(1450그루), 구로구(1398그루), 성동구(1361그루) 등이 뒤를 이었다.
'흰 쌀밥' 닮은 꽃에 SNS 반응도 활발
이팝나무는 개화 시기인 5월이면 나무 전체가 흰 꽃으로 덮여 '이밥(쌀밥)나무'라는 옛 이름을 가졌고, 지금의 이팝나무로 명칭이 바뀌었다. 꽃잎이 바람에 흩날릴 땐 마치 눈이 내리는 듯한 경관을 연출한다. 꽃가루 알레르기 우려도 적은 편이다. 수술이 화관에 감싸여 있어 꽃가루가 날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심미성은 물론 병충해와 공해에 강하다는 점도 가로수로 각광받는 배경이다. SNS 인스타그램에서는 '#이팝나무' 해시태그 게시물 수가 4만6000건(8일 기준)을 넘겼다. 개화 시기와 맞물려 국립서울현충원 이팝나무길, 전주시, 대구 달성군, 충북 진천군 등 이팝나무 명소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뉴스1
은행나무·양버즘나무는 감소세...자연재해 취약도 고려
반면 은행나무와 양버즘나무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5년 전과 비교해 은행나무는 약 7%, 양버즘나무는 25.6% 줄었다. 은행나무는 가을철 단풍이 아름답고, 병충해와 공해에도 강하지만 열매에서 나는 특유의 악취 탓에 가을마다 민원이 폭주해 교체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양버즘나무는 마로니에, 백합나무와 함께 세계 3대 가로수로 불리며 생장 속도가 빠르고 공해에도 강해 오랫동안 가로수로 식재돼 왔다. 그러나 태풍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줄기가 꺾이거나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최근엔 다른 수종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뉴스1
가장 많은 가로수는 강남구...강북권은 상대적으로 적어
서울시 전체에서 가로수가 가장 많이 심어진 곳은 강남구로, 2만3201그루가 식재돼 있다. 그 뒤를 송파구(2만2964그루), 동작구(1만8466그루), 강동구(1만7043그루), 서초구(1만5998그루)가 이었다.
반면 강북구는 6028그루로 가장 적었고, 광진구(6215그루), 금천구(6782그루), 성동구(6976그루) 등도 상대적으로 가로수 수량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