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 이란-이스라엘 미사일 교전 확대
이란이 자국의 핵시설을 공습한 이스라엘에 이틀째 보복에 나섰다.
14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TV는 13일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을 향해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같은 날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13일 CNN 등의 외신도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에서 대규모 폭발음이 감지됐다고 전했으며, 이란 국영 통신사 IRNA는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 CBS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9시경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 수십 기를 포착해 전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으며, 공군력을 동원해 요격 작전을 수행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나탄즈 핵시설과 군 주요 시설을 공습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루어졌다.
앞서 13일 새벽 이스라엘은 전투기 200대를 동원해 이란의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생산기지를 타격했으며, 이에 대응해 이란은 탄도미사일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 CBS
미사일 공격 규모와 피해 상황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은 공격 규모와 피해 정도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 N12는 이란이 150-200기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약 9곳이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두 차례에 걸쳐 발사한 미사일이 100기에 미치지 못하며, 대부분이 이스라엘 영토 진입 전에 격추됐고 일부 건물만 파편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이란 테헤란 노보냐드 광장의 건물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AP통신은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군도 이스라엘로 향하는 이란발 미사일 요격에 협력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구조당국 마겐다비드아돔은 텔아비브 등지에서 3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 1명이 위독하고 4명이 중상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란은 이스라엘 민간인 밀집 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우리는 아야톨라 정권(이란)이 저지른 사악한 행동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그들이 일을 시작하고 전쟁을 일으켰다"며 "사악하고 악랄한 시온주의자 정권은 큰 실수와 오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중동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전이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지역 전체로 확대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