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 좌절... 김문수 후보 자격 회복
국민의힘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가 당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10일 국민의힘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전 당원 투표가 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김문수 전 후보의 자격이 즉시 회복됐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11시에 열린 심야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오늘 전 당원 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그동안 진행해온 후보 재선출 과정에 대한 투표가 부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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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교체 ARS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당원들의 뜻은 기존 후보를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내린 결단이지만 결과적으로 당원 동지 여러분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책임지고 제가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행 체제'로 이끌면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초유의 '심야 후보 교체' 시도와 당내 갈등
국민의힘은 10일 0시부터 당 지도부가 긴급하게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선후보 자격 박탈 및 재선출' 안건을 상정해 처리하는 등 속전속결로 후보 교체를 진행했다.
비대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 해당 안건이 통과됐고, 이어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김문수 후보 선출 취소 안건을 처리했다. 이후 비대위는 '한덕수 후보 입당과 후보 등록' 안건도 비대위원 6명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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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2시30분쯤 이양수 당 선관위원장 명의로 21대 대선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가 나왔고, 한덕수 후보는 오전 3시 20분쯤 서류 절차를 통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오전 4시40분쯤 회의를 다시 열고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심야 대선 후보 교체 작업'을 두고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특히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가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 문제를 두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막말이 오가고 소송도 불사하는 등 갈등을 드러내면서 여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문수-한덕수, 각각 입장 표명
후보 자격을 회복한 김문수 후보는 "이제 모든 것은 제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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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홍준표, 안철수, 나경원, 양향자, 유정복, 이철우 후보와 함께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한덕수 후보에게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