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역 진입 막힌 채 '민주의 문' 앞서 묵념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광주5·18 민주묘지를 찾았지만, 현장에서 맞닥뜨린 시민단체 반발로 끝내 묘역 안으로 들어서지 못했다. 예정됐던 헌화와 분향은 무산됐고, 한 후보는 묘역 입구 '민주의 문' 앞에서 짧은 묵념으로 대신했다.
지난 2일 한 후보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했을 때 지지자들과 반대 시민단체가 뒤섞인 현장은 이미 혼란스러웠다. 현장에 모인 일부 시민단체는 "책임 있는 사과 없이 정치적 행보만 하러 왔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한 후보는 10여 분 동안 묘역 입장을 시도했으나 끝내 진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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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는 민주의 문 앞에서 고개를 숙인 뒤 묵념했고, 이후에도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여러분, 조용히 해주세요.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는 통합돼야 하고,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는 전북 전주 출신이다.
"미워하지 맙시다...우리는 같은 아픔을 안고 있다"
한 후보는 참배를 마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지만,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과는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 자리에서도 그는 다시 "서로 미워하지 맙시다. 5·18의 아픔은 우리 모두가 안고 가야 할 역사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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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역 퇴장 이후 한 후보는 지난달 방문했던 광주 동구 대인시장의 식당을 다시 찾으며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대인시장 내 '해 뜨는 식당'을 들러 업주와 인사를 나눈 뒤, 인근 튀김 가게에서는 직접 튀김을 구입해 먹는 모습도 보였다. 상인들과는 짧은 담소와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캠프 "통합의 메시지였지만 안타깝다"...묘역 재방문 여부엔 침묵
한 후보 선거캠프는 이날 참배 무산에 대해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영령들께 애도를 전하고자 했다"며 "현장에서 일부 시민단체의 격렬한 반대로 참배가 이뤄지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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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며 "그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각오로, 다시는 그런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뜻에서 민주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묘지를 다시 찾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