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글로벌 인재 중시' 기조 반영
삼성전자가 임직원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외국어 회화 시험 응시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수차례 강조해온 '외국어의 중요성'과 글로벌 인재 확보 기조가 사내 정책으로 구체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외국어 회화 시험 응시료를 연 2회 전액 지원한다고 공지했다. 시험 과목은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스페인어(OPIc), 중국어(TSC), 일본어(SJPT) 등 총 7개 언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응시료 지원은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다만 연간 지원 횟수를 초과하거나 시험에 결석할 경우, 지원금은 급여에서 공제되는 방식이다.
사내 어학 평가 체계에 실질 반영...인사고과 연계
삼성전자는 그동안 OPIc, TSC, SJPT 등 외부 인증 회화 시험을 사내 평가 체계에 도입해 활용해 왔다. 해당 시험 성적은 외부 자격으로는 통용되지 않지만, 사내 어학 자격으로 자동 반영돼 인사고과, 승진, 주재원 선발 등에 실질적 영향을 준다.
이번 응시료 지원은 회화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접근인 동시에, 인사 제도와 연계된 동기부여 수단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어학 역량을 요구하는 흐름에 따라 체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어는 사고방식 배우는 일"...인재 다양성 확대와 맞물려
이재용 회장은 외국어 학습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2023년 2월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VD사업부 신입사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외국어 공부를 더 안 한 게 후회된다"며 "영어와 일본어는 사용하는데, 중국어나 불어도 공부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어를 배우는 건 단순한 언어 습득이 아니라 그 나라의 사고방식, 가치관, 역사를 함께 배우는 일"이라며 직원들에게 학습을 권유했다.
사진=인사이트
글로벌 인재 확보 기조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R&D 분야 외국인 인재 채용에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를 삼성전자 디자인총괄 사장으로 영입하며, 글로벌 감각을 한층 강화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임원 대상 세미나 영상 메시지에서도 "경영진보다 더 뛰어난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모셔와야 한다"며 "필요하면 수시 인사도 가능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