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4050세대가 많아지는 게이머·게임사, '인구 고령화'
게임 업계가 갈수록 2030세대 직원이 사라지고 4050세대가 증가하는 고령화 시기에 부딪혔다.
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발표한 '2024 게임 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업체들의 청년(만 34세 이하) 직원 수가 ▲2020년 53,814명 ▲2021년 50,765명 ▲2022년 45,860명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대 직원 수가 2022년 24,822명으로 2020년(35,787명) 대비 30.6% 줄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대로 4050세대 직원 수는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4,360명이었던 4050대 직원 수는 2021년 15,174명, 2022년 18,694명 등으로 늘어났다. 특히, 50대 이상 직원 수는 2022년 4,612명으로 2020년(2,854명) 대비 무려 61.5%가량 많아졌다.
원인으로는 게임 업계가 최근 국내 게임 산업의 침체기를 겪으며 신입 채용이 줄어든 점이 꼽힌다. 게임사들은 신작 라인업으로 성장 동력 마련에 집중하고 있지만, 신입 인력 채용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통해 개발 프로젝트에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이다.
현재 일부 주요 게임 업체는 1990~2000년대 IT 붐과 함께 유입됐던 창업 1세대가 여전히 개발 업무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게이머들이 고령화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신입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의 60.7%, 50대의 44.6%가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60대 게이머도 31.1%에 달했다.
지난 2016년 조사에서 40대 게임 이용률이 50.8%였던 점을 고려하면, 게이머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특성 상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문화가 중요하지만, 국내 게임 업계는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역행하고 있다. 인력 구조가 고령화가 될 경우 숙련도로 게임 개발 일정은 앞당길 수 있지만, 혁신에 둔화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 국내 게임사들은 신규 IP 발굴 대신 매출이 보장되는 인기 IP 게임을 재사용하고 있다.
신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매출이 보장되는 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MMORPG)만 내놓은 상황이다. 게임 산업의 주 소비층이 될 2030세대가 국산 게임을 외면하면 국내 게임 사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이 주도한 MMORPG의 주요 유저층이 4050세대인 만큼, 국내 게임 사장이 MMORPG 장르에 지나치게 편중되어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로 인해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020세대 이용자들이 국산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2024년 연령대별 게임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 따르면, 10대 이하 이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한 국산 게임은 단 하나 뿐이었다. 바로 상위 10개 중 3위를 차지한 어썸피스의 2D 액션 게임 '좀비고등학교'이다.
20대 역시 국산 게임 중 10위를 기록한 111퍼센트의 타워디펜스 게임 '운빨존많겜'뿐이었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종사자와 이용자 모두 고령화하며 게임사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다"며 "게임의 경우 흥행이 가장 중요한데, 게임사들이 매출이 보장되는 게임만 만들다 보니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