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마을 상징 '향나무' 멋대로 당근에 팔아넘긴 이장

'수백 년 된' 향나무 주민 동의 없이 팔아넘긴 마을 이장


경북 경주시의 한 시골마을에 수백 년 자리했던 향나무와 주민들이 대대로 이용해온 우물이 난데없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경북 경주시 안강읍 육통1리 주민들은 "마을 이장이 주민과 협의 없이 향나무를 팔았다"며 국민권익위와 경주시·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사라진 향나무는 마을 인근의 국가자연유산인 '월성 육통리 회화나무'와 함께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洞祭)를 지내온 중요한 문화적 상징물이었다.


또 함께 사라진 우물은, 한 번도 마른 적 없이 주민들이 대대로 식수로 이용한 마을의 공동 자산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사태가 커진 계기는 이장 등이 당근마켓에 향나무를 올려 조경업체에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향나무를 캐내는 과정에서 조상 대대로 이용해온 우물까지 훼손됐고, 우물이 있던 자리는 콘크리트로 뒤덮였다.


이장의 독단행동으로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진 상황. 문제의 이장은 "마을 진입로에 향나무와 우물이 있어 차량 통행이 어려워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향나무를 없앨 것을 협의했다"며 "동회(洞會)와 개발자문위원 회의를 거쳐 향나무를 판매했고, 나무를 옮기는 과정에서 뿌리가 우물을 훼손해 우물까지 없앨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일부 주민들이 권익위와 행정 당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당국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나무를 판매한 대금 2150만 원이 마을 소유의 통장으로 입금된 것과 비록 국토교통부 소유의 땅이지만, 향나무의 주인으로 간주되는 심은 사람이 마을 주민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