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보다 3.8배...'강남 3구' 아동 정신건강 적신호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사는 만 9세 이하 아동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에 거주하는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애로 인한 건강보험 청구 건수가 최근 5년 사이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037건이었던 청구 건수는 2021년 1,612건, 2022년 2,188건, 2023년 2,79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309건으로 치솟으며 5년 새 3.19배 증가했다. 누적 청구 건수는 무려 1만943건에 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지난해 기준 송파구는 1,442건, 강남구 1,045건, 서초구 822건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 구별 평균 청구 건수는 1,103건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평균(291건)보다 약 3.8배 높았다.
참고로 전국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애 건보 청구 건수는 같은 기간 1만5,407건에서 3만2,601건으로 2.16배 증가해, 강남 3구의 증가세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심평원 자료는 해당 기간 내 심사가 완료된 건강보험 명세서 기준으로, 우울에피소드(F32)·재발성 우울장애(F33)는 '우울증'으로, 공포성 불안장애(F40)·기타 불안장애(F41)는 '불안장애'로 분류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유아 영어학원 밀집도도 '압도적'...과도한 학습 스트레스 우려
강남 3구 아이들의 높은 정신건강 문제가 사교육 과열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내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총 240곳, 자치구 평균 9.6곳이었다. 그러나 강남구(25곳), 송파구(21곳), 서초구(13곳) 등 강남 3구에만 59곳이 몰려 평균 19.6곳으로, 서울 평균의 2배 이상에 달했다.
진선미 의원은 "신체적·정서적 발달이 이뤄져야 할 시기에 과도한 학습 부담과 경쟁 스트레스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4세 고시 같은 조기 선행학습 과열 현상으로부터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교육부가 영유아 사교육 실태조사를 비롯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