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결혼식에 동원된 부하 직원들...내부 비판
공공기관 코레일 본부장 자녀의 결혼식에 부하 직원들이 전통 혼례 '가마꾼'과 '초롱동이'로 동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직 문화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지난 25일 SBS 보도에 따르면 19일 대전의 한 공원에서 코레일 소속 본부장 A씨의 자녀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통 혼례 형식으로 치러졌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A씨의 부서 소속 직원들이 신부가 탄 꽃가마를 메는 가마꾼 역할을 맡았고, 여직원들은 청사초롱을 들고 혼례 행렬을 이끌었다.
코레일 로고 / 사진=인사이트
일부 직원들은 주차 안내, 스냅 촬영 등 잡다한 업무까지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A씨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좋은 뜻에서 함께한 행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을 왜 사적인 행사에 동원하느냐", "여긴 한국가마꾼공사냐" 등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해명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지만, 싸늘해진 내부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직원은 "자발적이었다 해도, 상급자가 나서서 '하지 말자'고 말렸어야 할 일"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코레일, 긴급 감사 착수..."징계 검토"
코레일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사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어 주요 경영진을 대상으로 윤리 경영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외부 노무법인에 감사를 의뢰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하고, 결과에 따라 징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조직 내 위계적 문화가 반복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