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여배우 보겠다며 차 돌려"...안희정의 수행비서의 '의전 중독에 여성편력' 폭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 / 뉴스1안희정 전 충남지사 / 뉴스1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안희정 전 충남지사 수행비서였던 문상철 전 비서관이 안 전 지사의 비상과 추락을 그린 '몰락의 시간'(메디치미디어)을 펴냈다. 안희정 전 지사와 함께한 7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촉망받는 정치인 안희정의 성장과 변질 과정을 조명한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8년 자신의 수행비서인 김지은씨를 여러 차례 성추행하고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지난해 만기 출소한 한 전 지사는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저자인 문 전 비서관은 안 전 지사의 성범죄 폭로 당시 성폭력 피해자 김 씨의 편에 서서 지지해줬던 인물이다.


책은 안 전 지사가 충남지사에 당선된 2010년부터 시작한다.


뉴스1뉴스1


책에서 문 전 비서관은 "오래전부터 수행비서들은 인수인계를 주고받을 때 항상 지사의 여성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 지사의 여성 관계에 대해선 봐도 못 본 것이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무조건 지켜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며 "일정 중에도 여성과 관련된 비공개 일정들이 많았다"고 썼다.


안 전 지사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던 도중에 여배우를 보기 위해 차를 돌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안 전 지사는 당시 스튜디오 촬영 일정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유명 여배우가 촬영차 스튜디오에 와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스튜디오로 갔다는 것이다.


그는 여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계속 말을 걸었고, 이에 곁에 있는 사람들도 불안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여배우는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비치며 스튜디오를 떴다고 문 전 비서관의 전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 사진 = 인사이트 안희정 전 충남지사 / 사진 = 인사이트 


안 전 지사가 여기자들과의 저녁 자리를 유독 좋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여기자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까지 취소하고, 주위를 물리친 후 차 옆자리에 기자를 태운 일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문 전 비서관은 '내가 지금 맞는 사람을 지지하고 있는 건가'라는 회의가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외모 치장에도 큰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문 전 비서관은 "다른 정치인들과 외모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몸에 딱 붙는 슈트핏을 유지하려고 안경닦이조차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전 비서관은 책을 내는 이유에 대해 "내가 겪은 일들이 나 혼자서만 간직할 수 있는 사유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공공의 영역에서 경험한 나의 일들은 모두가 알고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의 공공재였다"고 했다. "갈등과 반목이 지배하던 정치권에 혜성처럼 나타나 통합을 외치던 정치인, 대통령 유력 후보에까지 올라 국민적 지지를 받던 정치인의 도전과 실패가 우리에게 전하는 함의를 되돌아보기 위해서다." 그는 "가장 가까운 참모로서 파렴치한 범죄가 일어나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했고, 범죄가 일어난 이 거대한 권력의 성을 쌓는 데 일조했다"면서 자신을 "이 범죄를 용인한 무수히 많은 공범 중 하나"로 지칭하기도 했다. 


인사이트문상철 전 비서관의 저서 '몰락의 시간' / 교보문고 캡처


인세 전액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 기부해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