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초과근무수당 줄 돈 없으니 '일' 하지마"...예산 부족에 난리난 경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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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수당 줄 돈 없으니까 다들 '초과근무' 하지 마"


최근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들 사이에서 '초과근무수당'을 놓고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원래 하는 시간보다 더 적게 받고 일해왔는데, 경찰청이 각 시·도 경찰청에 '초과근무 자제령'을 내려 내부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은 예산 부족은 물론 '부정 수급' 문제를 지적하며 합리적 절차라는 입장이지만 일선 경찰등은 "일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발아들이게 된다'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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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경찰들의 내부 불만글 모음이 확산하고 있다.


올라온 글들 중에는 "나 경찰인데, 이번주부터 범인 못잡는다"라는 제목의 글도 있었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교통조사계 근무 경찰인데 초과근무해도 돈이 없어서 안 준다고 한다"라며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정해진 근무시간 넘어서 CCTV 보러 다녔는데 일해도 돈 안준다고 하니 이제 정시 퇴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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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민원인들이 전화 와 시간 많이 지났는데 왜 뺑소니 못 잡냐고 항의하더라"라며 "미안하지만 무료로 일은 못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찰 B씨는 "11월 12월은 경찰 예산이 없어서 초과근무를 해도 돈을 주지 않는다"라며 "연가를 장려하는데, 지구대 파출소는 연가를 가면 다른 팀에서 자원 근무를 자와야 한다. 그런데 누가 무급으로 자원을 나오겠냐"라고 한탄했다.


이어 "연가는 써야 하고 자원 근무자는 없다. 치안에 공백이 생긴다"며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간다. 경찰 역사상 초과근무 미지급은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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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6일 경찰청은 초과근무와 자원근무를 최소화하고 휴가를 적극 권장하는 내용이 담긴 '경찰청 근무혁신 강화 계획'을 시·도경찰청과 부속기관에 하달했다.


계획안에는 특별치안활동과 집회·시위가 많아 초과근무가 지난해보다 월 평균 0.9시간 늘었으니 초과근무를 줄이라는 지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시·도경찰청과 부속기관에서 각종 불만이 터져 나오자 지난 24일 경찰청은 화상회의를 열며 대책 논의에 나섰다. 하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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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도 경찰청은 '초과근무 자제' 원칙을 재강조했다.


경찰청은 "기본 근무를 제외한 초과근무는 원칙적으로 부여된 시간에서만 실시해야 하고 이를 넘는 초과근무 명령은 금지된다"라고 지시했다.


각 부서장들은 꼭 필요한 초과근무인지 판단 후 초과 승인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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