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또래살인·시신훼손 및 유기' 정유정, 1심서 '무기징역' 선고

지난달 26일 정유정이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여성 살해 후 집에서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는 모습 / KBS뉴스정유정이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여성 살해 후 집에서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는 모습 / KBS뉴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왔다.


앞서 검찰은 선고를 앞두고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유정은 교화 가능성이 없고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가 필요하다"며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24일 부산지법 형사6부는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계획적이고 치밀한 범죄로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살인을 결심한 뒤 열심히 대상을 물색했고 사체 손괴 및 유기 계획까지 세웠다"라고 판시했다.


또래 살인 정유정 / 부산경찰청부산경찰청


이어 "피고인은 성장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원망과 분노, 대학 진학 및 취업 등 계속된 실패에 따른 무력감과 타인의 삶에 대한 동경을 내면에 쌓아왔고 이렇게 쌓인 부정적 감정이 범행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재판부에 많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과연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체포된 이후 현재까지 보인 모습은 계획적이고 작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인에게 아무런 원한을 사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범행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줬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SBS '그것이 알고싶다'


정유정은 기소된 뒤 지난 7월부터 결심공판 전까지 무려 13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정유정은 재판 초반에 판사가 반성문을 읽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냈다. 진정으로 반성하는 이들이 읽든, 읽지 않든 제출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가 "반성문을 제출하면 구체적으로 다 읽는다. 피고인이 쓸 수 있으면 어떤 형식으로든 써서 내길 바란다"고 말하자 정유정은 꾸준히 반성문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부산경찰청


정유정은 재판장에서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나 분을 풀기 위해 살해를 저지른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왜 살인을 했냐'는 질문에 "분노를 풀겠다고 생각 안 했다.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했고, 마지막으로 제 얘길 들을 사람도 필요했다"라고 답해 충격을 줬다.


정유정은 "같이 갈 사람이 필요했다"며 "같이 죽으면 환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는 소름 돋는 말도 했다. 덧붙여 "같이 죽어서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살해 이유를 밝혔다.


정유정 / 뉴스1뉴스1


형량을 줄이려는 듯 정유정은 "피해자가 제 목을 졸랐다. 얼굴도 뜯었는데 안경이 날아가서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일방적 주장도 했다. 그의 주장에 근거와 증거는 없었다.


정유정은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지만, 피해자의 가족사진을 보고 시신을 유기해 실종으로 처리하고자 했다"며 "실종으로 꾸미면 (유가족들이) 피해자가 어디엔가는 살아 있다고 생각하기 위해서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