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O 7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맹장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가 맹장이 아닌 대장의 일부를 적출당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 사는 한 암 환자가 맹장 수술 중 잘못된 장기를 제거했다고 주장하며 병원과 외과의사를 고소했다.
고소인은 72세 남성 조지 피아노(George Piano)로 맹장염을 진단받고 지난해 12월 워싱턴대학교 메디컬 센터에서 맹장 제거 수술을 받았다.
조지 피아노 씨가 수술 받은 병원 / KIRO 7
그러나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자 그는 다시 병원을 찾았고 이때 CT 스캔을 받으면서 의사가 맹장이 아닌 대장의 일부를 제거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심지어 대장에서 나온 내용물이 복부로 누출돼 감염을 일으키고 수술 전보다 통증을 훨씬 악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CT 스캔을 한 날, 그는 맹장을 제거하기 위해 다시 수술을 받았다.
KIRO 7
소송에 따르면, 조지는 이후 네 번의 수술을 더 받아야 했으며 배변 주머니를 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또한 복부에 당구공만 한 상처가 생겨 몇 달 동안 아물지 않으면서 지속적은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53일간 병원에 입원했고 체중이 40파운드(약 18kg) 줄었으며 불안증과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조지는 잘못된 수술로 인해 암 치료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KIRO 7
그는 병원과 외과의인 니디 우디아바르(Nidhi Udyavar), 폴 허먼(Paul Herman)을 상대로 의료 과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의사들은 대장 벽에 작은 주머니가 생겨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게실염 때문에 장의 일부를 제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왜 이 사실을 환자 혹은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조지가 어느 정도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의 변호사 에드 무어(Ed Moore)는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 50만 달러(한화 약 6억 5,905만 원)에서 300만 달러(한화 약 39억 5,43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된 적 있다고 전했다.
그의 재판은 내년 11월 열릴 예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조지는 현지 매체 KIRO 7과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지옥 같은 일 년이었다. 나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는 이 일을 멈추고 책임을 지고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해야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워싱턴대학교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자들의 안전과 복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