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성병 '매독' 걸린 채 태어난 신생아가 11배나 급증한 충격적인 이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미국에서 최근 10년 동안 성병인 매독(syphilis)에 걸린 상태로 태어난 신생아가 약 11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에게 직접 매독을 물려받은 선천성 사례들이다. 그만큼 매독 환자가 미국 내에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매독 환자가 늘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매독 팬데믹'의 전조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는 지난해 매독에 걸려 태어난 신생아 환자의 수가 3,761명으로 집계됐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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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산 231건(6%), 영아 사망 51건(1%)을 포함한 수치다. 또 지난해 신생아 매독 환자의 수는 10년 전인 2012년 집계된 수의 약 11배다.


CDCP에 따르면 3,700여 명의 신생아 매독 환자 중 38%는 산전 검사를 전혀 받지 못한 여성에게서 태어났다. 한 번 이상 산전 검사를 받은 여성 중에서도 약 30%는 매독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너무 늦게 검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CDCP는 보고서를 통해 신생아의 매독 감염 사례 10건 중 9건은 산모가 사전에 적절한 검진과 치료를 받았다면 예방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매독은 박테리아 트레포네마 담창구로 인해 발생하는 성전파 감염이다. 궤양, 발진, 열, 피로, 두통,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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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매독에 걸리면 유산,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아기가 살아남더라도 시각 장애나 청각 장애, 심각한 발달 지연 등을 겪을 수 있다.


로라 바크먼 CDCP 성병 예방 분과 최고 의료 책임자는 "신생아 매독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하다. 선천성 매독 1건도 공중 보건 인프라의 붕괴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제는 그 사례가 3,700여 건"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매독은 약 20년 전 거의 사라진 질병이었다가 2017~2021년 사이 급증, 17만 7,000건에 이른다. 다른 성병들도 증가했다. 2021년 기준 클라미디아 환자는 160만 명, 임질은 70만 건이 보고됐다.


매독을 포함한 성병이 증가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정기적인 예방 진료 감소, 원격 산전 진료 증가, 진료 시간 단축 등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매독 환자가 늘었다. 올해 2~7월 매독 환자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4급 감염병인 매독을 에이즈(AIDS)와 같은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해 표본조사에서 전수조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