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0일(수)

아파트 15층 유리창 닦다 밧줄 끊어져 숨진 20대 일용직, 회사가 작업 빨리하려고 '구명줄' 안 걸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인천 한 아파트 외부 유리창을 닦던 20대 가장이 추락해 숨진 사고는 '인재'로 드러났다.


작업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지상으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구명줄'도 걸려있지 않았다.


용역업체가 빠른 작업을 위해 안전장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것이었다.


지난 8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아파트 유리창 청소 안전 책임자 A씨를 불러 조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천 송도국제도시 고층 아파트 유리창 청소 안전 책임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간이의자의 작업용 밧줄에 구명줄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구명줄은 작업용 밧줄이 끊어지더라도 작업자가 추락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비다.


A씨는 "외부 유리창 청소 중 구명줄을 설치하면 걸리적거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해 구명줄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3조에 따르면 노동자의 추락을 막기 위해 달비계에는 안전대와 구명줄을 설치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후 사망자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면 A씨와 용역업체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20대 일용직 근로자 B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48분께 인천 49층짜리 고층 아파트 15층에서 유리창을 닦다가 작업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추락해 숨졌다.


B씨는 아내와 어린 자녀를 둔 가장이자 유리창 청소 7년 경력의 일용직 노동자로 당일 사고 현장에는 처음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