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0일(수)

'극한 가뭄' 강릉 주민들 '도암댐' 방류 결정에 환호... "지금은 똥물이라도 써야"

강릉시, 극심한 가뭄 속 도암댐 방류수 한시적 수용 결정


극심한 가뭄 상황을 겪는 강원 강릉시가 도암댐 방류수를 한시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0일 환경부와 강릉시는 공동 발표를 통해 수질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방류수의 안전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방류수가 생활용수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즉시 방류를 중단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습니다.


강릉시는 이번 수용 결정으로 "하루 1만 톤의 원수를 확보하면 오봉저수지 저수율 하락을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강원도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리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이날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25.4%로, 강릉시는 이날 오후 대책 회의를 통해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과 제한 급수 실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025.8.12 / 뉴스1오봉저수지 / 뉴스1


지역사회와 전문가들의 엇갈린 반응


지역사회는 이번 결정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은 "시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도암댐 물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지금은 '똥물이라도 정수해서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시민들이 기다리던 숙원 해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분명히 했는데요. 반면 전문가들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늦은 판단에 대한 아쉬움과 향후 과제를 함께 제시했습니다.


그동안 '도암댐 활용론'을 주창해 온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극심한 가뭄 상황에서 도암댐 비상방류는 불가피한 선택이자 다행스러운 조치"라면서도 "결정이 조금 늦어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해진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인사이트도암댐  / 뉴스1


박 교수는 장기적 대책으로 "오봉저수지를 생활용수 위주로, 도암댐은 농업·공업용수나 보조 용수로 분담해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정수 과정과 수질 관리를 강화한다면 안정적인 급수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한시적 수용 원칙과 수질 관리 방안


그동안 도암댐 활용론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던 일부 시민단체는 비상 방류 이후 벌어질 혼란과 갈등에 대한 대비를 주문했습니다.


강릉시민행동 홍진원 운영위원장은 "긴급하고 절박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강릉시의 늦은 결정은 매우 아쉽다"라며 "말그대로 '한시적 수용'임을 분명히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스1뉴스1


이번 결정에 따라 강릉시는 시 관계자와 학계,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수질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방류수의 수질과 방류체계의 안전성을 관리할 예정입니다.


환경부의 수질검사와 별도로 자체 검사를 진행하고, 두 검사 결과를 교차 검증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환경부와 원주지방환경청이 최근 공개한 수질 모니터링에 따르면, 도암댐 방류수는 '정수처리 시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강릉시는 앞으로도 방류수와 정수장 수질 검사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