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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이건 야구가 아니다" 

지난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엘롯기' 매치는 생각대로 찜찜하게 막을 내렸다.  

롯데가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으나, 어느 기뻐하는 홈관중은 드물었다. 타자가 너무 잘해 이긴 게 아닌, 투수가 너무 못해 이긴 것이었기 때문이다.

주중 3연전의 마지막이었던 이날 경기는 9회에 요동쳤다. 8회까지는 롯데가 4-1로 앞섰다. 그러나 9회초 마무리로 올라온 손승락이 무너지면서 경기는 반전됐다. 

롯데 마무리투수 손승락 / 뉴스1

첫 타자 김주찬을 땅볼로 잡았지만 뒤이어 나온 나지완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이후 김민식에게 볼넷을 내줬고, 대타 이범호와 박찬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만루를 자초했다.  

손승락은 결국 최원준에게 2루타를 맞고 4-4 동점을 만든 뒤 진명호와 교체됐다.  

그러나 진명호도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시작부터 볼넷을 내주더니 안타까지 허용했다. 만루가 되자 진명호는 강판됐다. 

바통을 이어 받은 박근홍 역시 부진했다. 최형우에게 만루홈런을 내줬다. 경기는 4-9, KIA가 완벽하게 승기를 잡은 것처럼 보였다. 

기아의 마무리투수 김윤동 / 뉴스1

하지만 아직 롯데에게는 9회말 마지막 공격이 남아있었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안타를 때렸고,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3루타로 1점을 추격했다.  

캡틴 손아섭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위기의식을 느낀 KIA는 마무리 투수로 김윤동을 올렸다. 그러나 김윤동의 제구는 불안했다. 정훈과 오윤석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다시 1점을 헌납했다. 

설상가상 나경민을 상대하던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급한대로 하준영이 김윤동을 대신해 마운드를 밟았지만 볼넷과 안타를 연이어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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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다시 투수를 문경찬으로 바꿨지만 롯데는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경기를 끝냈다. 

9회에만 양 팀 도합 14점이 나왔다. 대역전극, 명승부라고 포장하기 부끄러운 경기력이었다. 롯데는 볼넷 2개, 안타 6개를 맞아 8점을 내줬고 기아는 볼넷 5개, 안타 3개로 6점을 내줬다. 

두 팀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과 김윤동이 나란히 무너지면서 만든 결과였다. 이날 경기를 직관한 관중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이건 야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회인 야구단을 보는 것 같았다"는 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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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의 몰락은 이미 예견됐을 지도 모른다. 올해 37살인 손승락의 이날 등판은 4일 연속 달리는 강행군이었다. 은퇴로 접어드는 나이에 연투가 잦다.  

김윤동 역시 지난 두 시즌 동안 8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어깨에 무리가 가면서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부상도 그간의 피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19일부터 사직구장에서 KT wiz와 주말 3연전에 돌입한다. 지칠 대로 지친 불펜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