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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 만년 유망주였던 울산 현대의 김수안이 '인생골'을 터뜨렸다.
지난 10일 김수안은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승골을 쏘아 올렸다.
김수안의 활약에 힘입은 울산은 가와사키를 1대 0으로 제압했다.
이날 김수안은 후반 39분 신진호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를 바꾸기에는 짧은 시간. 그러나 그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경기를 완전히 뒤바꿔버렸다.
투입된지 6분 만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것이다.
후반46분 김수안은 김태환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보고 재빨리 빈 공간으로 침투해 다이빙 헤더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김수안은 포효했다. 곧바로 자신을 믿고 기용해준 김도훈 감독에게 달려가 와락 안겼다.
경기가 끝나고도 그는 한참을 경기장에서 떠나지 못했다. 그간의 설움을 그라운드에서 모두 쏟아내는 듯했다. 땅을 치고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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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안은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울산 김 감독은 "김수안은 처절하게 훈련하고 있다"며 "이 골은 그동안 김수안이 얼마나 준비해 왔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 김수안은 2014년 울산에 우선지명을 통해 입단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3년간 울산 현대 미포조선, 강원FC, 충주 험멜 등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와 K리그2(2부 리그)로 임대를 전전하다 2017년 울산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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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안은 지속되는 부진에 포지션을 변경하기도 했다. 학창시절부터 줄곧 공격수로만 뛰어왔지만, 공격포인트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중앙수비수로 변신을 자청했다.
그러나 중앙수비수에서도 활약은 미비했다. 김수안은 선수 생활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이름까지 바꿨다. 김수안의 원래 이름은 김용진이었다.
김수안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공격수든, 수비수든, 경기장에서 뛰는 것 자체만으로 좋다. 어떻게든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