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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경기 종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상황이었다. 관중석의 우루과이 어린이는 눈물을 터뜨렸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6일 오후 11시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첫 번째 경기 우루과이-프랑스 전이 열렸다. 이날 우루과이는 프랑스에 전후반 각각 1골을 내주며 0-2로 완패했다.
이번 월드컵은 우루과이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무대였다. 월드컵 초대챔피언인 우루과이는 1950년을 끝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12년 동안 우루과이 대표팀을 이끈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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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 고령인 타바레스 감독은 현재 신경병증을 앓고 있다.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서 있지도 못하는 몸 상태다.
우루과이 국민들에게 '엘 마에스트로(선생님)'라고 불린다는 타바레스 감독. 우루과이 선수들은 타바레스 감독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다는 마음으로 이번 월드컵에 임했다.
그러나 이날 1-0으로 이미 밀리는 상황에서 우루과이는 후반 42분께 또 한 번 반칙으로 프리킥을 허용했고, 프랑스 선수 그리즈만은 우루과이 골키퍼 무슬레라의 실책에 힘입어 득점에 성공했다.
이때 현장 카메라에는 관중석의 엇갈린 희비가 잡혔다. 어깨동무하고 얼싸안는 프랑스 관중 뒤로 한 우루과이 어린이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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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를 직감한 듯 우루과이 관중석은 암울했다. 카메라에 포착된 어린이는 경기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속상한 듯 굵은 눈물을 흘리며 옆에 있는 보호자의 품에 안겼다.
어린이가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혀 전 세계 축구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 또한 "아이고..."라며 안타까워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구수 300만이 조금 넘는 작은 나라지만 8강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우루과이. 안타깝게도 행운의 여신은 우루과이에 손짓을 보내지 않았다.
우루과이 어린이의 눈물에서 축구를 향한 우루과이의 진한 애정과 월드컵 좌절의 슬픔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