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5일(금)

자기 때문에 월드컵 탈락했다며 20년간 차범근 감독 피해 다닌 축구선수

인사이트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트라우마가 굉장히 컸어요"


아주대학교 감독이자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두 번이나 밟았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하석주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5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하석주와 전 국가대표 감독 차범근이 20년 만에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당 방송분에 따르면 20년 전 프랑스 월드컵은 당시 그라운드를 누볐던 '왼발의 달인' 하석주는 물론 차범근 감독에게도 깊은 상처로 남은 듯했다.


인사이트백태클로 퇴장당한 하석주 /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하석주는 1998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전반 28분 프리킥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3분 뒤인 전반 31분 백태클로 퇴장당했다.


맹활약을 펼쳤던 하석주의 퇴장은 대표팀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결국 한국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참여하지 않은 네덜란드전에서는 한국이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스코어는 0-5. 그야말로 참패였다.


그로 인해 차범근 감독이 대회 도중 경질을 당해 중도하차했다.


인사이트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이에 하석주는 본인으로 인해 감독님이 경질됐다는 자책감에 시달렸고, 그 일 이후 죄송해서 숨어 다닌다고 했다.


하석주는 "감독님한테 정말 죄송해서 직접 뵙고 무릎 꿇고 사죄를 드리고 싶은데 (감독님) 앞에 나타나질 못하겠더라고요. 한 번 빨리 뵙고 싶은데 그게 쉽게 되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약 20년 만에 사제 만남이 성사됐다. 차범근 감독이 전주에 본인이 출연했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녹화를 진행한단 소식을 전해 들은 하석주가 단번에 스튜디오를 찾아온 것.


하석주가 등장한 것을 보자마자 차범근 감독은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그를 끌어안았다.


인사이트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하석주는 차범근 감독 품 안에서 연신 "죄송합니다"라며 그간의 설움과 미안함을 털어놨다.


진심 어린 사과에 차범근 감독은 "98년에 나만 힘든 게 아니라 하석주 감독도 힘들었다"며 그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20년간 회피해 곪아 있기만 했던 상처가 이번 만남으로 드디어 터진 만큼 하석주와 차범근 감독의 사제지간도 건강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Naver TV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