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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6개월 차 한국인이 얼결(?)에 북한을 방문했다. 미국 출신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 이야기다.
지난 3일 국가대표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선수단 50명은 남북통일농구경기 참여를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 북한 관계자들이 마중을 나와 우리 선수단을 반겼다.
이날 남북 농구 선수들은 평양 옥류관으로 이동해 함께 환영 만찬을 즐겼다. 선수들은 대동강 맥주 등 각종 술을 서로의 잔에 따르고 건배하며 정을 나눴다.
이들 가운데 자리에서 유독 눈에 띄는 참석자가 있었다. 미국 출신 한국 귀화선수 라틀리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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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 선수가 남북 평화의 상징인 통일농구대회에 참가한 것만으로 남다른 의미기도 했지만, 라틀리프가 주목받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라틀리프는 지난 1월 대한민국으로 특별귀화했다. 귀화 당시에만 해도 자신이 북한에 가리라고는 상상치 못했을 터. 지난봄 급진전한 한반도의 평화 물결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한국인이 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만찬 자리에 참석한 라틀리프는 따뜻하게 건배하는 남북 선수들 사이에서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앉아 있었다.
이같은 라틀리프의 모습은 현장에 있던 카메라에 포착, 보도되며 큰 관심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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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 여긴 어딘가'라고 눈빛으로 말하는 라틀리프의 표정은 많은 이에 유쾌함을 안겨주었다는 후문이다.
같은 날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북한 관계자에게 신원 확인부터 받았던 라틀리프는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도 "색다른 경험이기 때문에 어떤 감정인지 표현하기 어렵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통산 네 번째이자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열리는 남북통일농구에서 라틀리프가 태극마크를 달고 어떤 화합과 경쟁의 스토리를 써 내려갈지, 눈과 귀가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경기는 4일 남북 혼합경기, 5일 친선경기를 남녀 선수별로 모두 4차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