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KBS 스포츠'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해설하는 동안 이런 경기를 한 번 볼 수 있을까…"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역사적인 순간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감동해 눈물을 보였다.
지난 27일 밤 11시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참패를 예상했던 여론과 달리 대표팀은 침착하게 공격을 막아내며 후반전이 끝날 무렵까지 0대 0 스코어를 유지했다.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은 오른쪽 코너킥으로 주어진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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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직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지만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결국 골로 인정됐다.
KBS 해설위원이자 전직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대한민국이 독일을 상대로 골을 기록합니다"라며 울부짖었다.
이영표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차오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며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울컥해 목소리가 잔뜩 갈라지는 와중에도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준 대표팀과 김영권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이영표는 "1%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뒤, 그간 축구 팬들에게 질타를 받아온 김영권의 선제골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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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영권 선수에게 5년짜리 까방권(까임방지권)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줄 수 있다면 평생 까방권 주고 싶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골문을 비우고 공격에 뛰어든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공을 주세종이 빼앗아 멀리 날렸다.
손흥민은 이를 악물고 미친 듯이 질주해 패스를 잡아냈고, 텅 빈 골대에 쐐기골을 박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추가시간 동안 무려 두 골을 넣으며 세계적인 강호 독일을 잡아내자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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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는 다 쉬어버린 목으로 대한민국과 손흥민의 이름을 연신 외쳤다. 이광용 캐스터도 그 옆에서 두 손을 꼭 모은 채 눈물을 보였다.
급기야 이영표는 "저는 해설자로서 소원을 풀었습니다. 이제 해설 안 해도 괜찮습니다"라는 말까지 남겼다.
앞서 스웨덴전, 멕시코전에서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가차 없이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던 이영표.
그는 경기 종료 후에도 감격한 모습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선수들의 인터뷰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