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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선수들에 대한 대견함,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 주장으로서 견뎌야 했던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기성용이 독일전이 끝난 뒤 차두리 코치에게 안겨 펑펑 울었다.
지난 27일(한국 시간) 한국은 러시아 카잔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뚜렷한 전술과 선수들의 투혼이 완벽하게 맞물린 경기였다. 이날 우리 대표팀은 경기 내내 쏟아진 독일의 공세를 이 악물고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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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은 경기 내내 몸을 던졌고, 조현우는 신들린 선방으로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잘 버티자 기회가 왔다. 후반 추가시간 한국은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 득점이 나오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을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벤치에서 지켜본 선수가 있었다.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자 '대체불가' 미드필더 기성용이다.
그는 멕시코전에 당한 종아리 부상의 여파로 이날 경기에 결장했다. 목발을 짚어야 할 만큼 심한 통증에도 훈련에 참석할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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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기적 같은 승리를 일궈내자 기성용은 그라운드로 나와 덤덤한 표정으로 후배들을 안아주고 다독였다.
하지만 그 역시 이제 만 29살의 어린 청년이었다. 팬들의 비판을 오롯이 받아내기엔 너무 어렸던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은 결국 뒤로 돌아 눈물을 쏟았다.
이러한 기성용을 안아준 것은 현 대표팀 코치이자 선수로 두 번의 월드컵을 함께한 '친한 형' 차두리였다.
차두리는 홀로 눈물을 삼키는 기성용에게 다가와 말없이 자신의 품을 내줬다. 가슴 뭉클한 장면이었다.
한편 두 사람은 과거 대표팀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셀틱에서도 함께 활약한 바 있다.
당시 차두리는 막냇동생 같은 기성용을 살뜰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사이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