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5일(금)

1승도 못했지만 전세계 축구 팬이 아이슬란드의 팬이 된 이유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아이슬란드가 크로아티아에 패했다.


선취골을 내준 뒤에도 '포기하지 않은 아이슬란드는 후반 31분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 45분 크로아티아의 이반 페리시치에 통한의 역전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축구선수가 120명밖에 되지 않는 아이슬란드의 기적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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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모두 끝난 뒤 '아이슬란드vs크로아티아'의 매치가 열린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는 '천둥'소리와도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계적은 클래스의 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심장이 뜨거워진 팬들이 이른바 '천둥 박수'라고 하는 바이킹 박수를 쳐준 것이다.


비록 이번 경기 패배로 '월드컵 최초 승리'라는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아이슬란드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에 진출하고 골과 승점까지 기록한 선수들이 자랑스러웠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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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이슬란드는 '축구의 신'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까지 막아내며 무승부를 거둬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감독은 치과의사, 골키퍼는 영화감독, 수비수는 소금공장 노동자, 공격수는 정치인, 주장은 과거 핸드볼 선수 등 '투잡러'가 많아 더욱 큰 놀라움을 줬다.


프로리그도 없어 '세미 프로'로 겨우 운영되는 자국의 축구 리그. 


자국리그에서는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가 없어 해외리그 소속의 선수들을 겨우 모은 23명의 총 몸값은 월드컵 출전국 가운데 24위에 해당하는 8710만달러(한화 약 974억원)다.


인사이트좌측 윗줄부터 데 헤아, 라모스, 피케, 부스케츠, 디에고 코스타, 카르바할, 다비드 실바, 이니에스타, 알칸타라, 이스코, 호르디 알바 / gettyimagesKorea


이는 12억1710만달러(약 1조3600억원)를 기록한 스페인과 비교하면 한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아이슬란드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몸값 약 3450억원)보다 더 전투적이었고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줬다.


투쟁심 가득하고 포기하지 않는 아이슬란드는 비록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자국 내 어디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외신까지 나서서 찬사를 보내고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이 말이 이번 대회 아이슬란드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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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도 스웨덴전과 멕시코전 모두 패했다. 졌는 데다가 못 싸웠던 스웨덴전과 졌지만 잘 싸운 멕시코전의 패배 이후 팬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달랐다.


스웨덴전 이후에는 온통 비판·불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멕시코전 이후에는 칭찬과 격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한국은 오늘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우승국인 독일과 16강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인사이트(좌) 뉴스1, (우) MBC


독일은 193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해본 적이 없는 강팀이다.


패배 속에서도 가장 빛난 팀이었던 아이슬란드를 본받아 한국도 빛나는 팀이 되기를 바라본다.


한편 아이슬란드의 이번 대회 최종 기록은 1무 2패 2득점 5실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