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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무슨 상황이건, 어떤 자리건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슛하자"
지난 두 경기에서 리더십이 없었다는 세간의 비난이 크게 신경 쓰였던 걸까.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가 하프타임, 선수들을 모아놓고 한 말이다.
메시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 덕분에 아르헨티나는 '난적' 나이지리아를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27일 아르헨티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대1 승리를 거뒀다.
당초 '탈락할 것'이라는 비판섞인 분석이 많았지만, 아르헨티나는 이를 이겨내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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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우승 후보'답지 못한 모습으로 팬들의 실망감을 샀다.
특히 메시를 향한 비난이 거셌다. 예선 두 경기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호날두와 비교되며 '퇴물'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선수들과 호르헤 심파올리 감독 사이의 불화설도 제기되면서, 메시가 가운데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팀 분위기가 박살났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많은 사람이 아르헨티나의 16강 실패를 확신했다. 일부 극성맞은 팬들은 메시가 국가대표팀 은퇴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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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망하기 직전까지 온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주장 메시가 조국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잘 보여주지 않던 모습을 보여줬다.
나이지리아와의 후반전을 앞둔 하프 타임에 메시가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주문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메시는 강한 제스쳐까지 취하며 열정적으로 말하는 모습이었고, 동료 선수들은 이를 진지한 표정으로 집중했다.
메시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분위기를 잡은 아르헨티나 선수들. 그들은 승리라는 단어만 머리에 새긴 채 후반전에 나섰다.
그러나 후반전 시작 6분 만에 나이지리아 빅터 모제스에게 골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메시의 말을 듣고 정신 차린 선수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공격을 퍼부었고 마침내 종료 5분 전이던 후반 40분. 마르코스 로호가 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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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추가시간까지 수비를 재정비한 아르헨티나는 2대1 승리를 확정지으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로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메시가 '무슨 상황이건, 어떤 자리건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슛하자'고 말해 집중적으로 골을 노렸다"고 말했다.
메시의 강력한 리더십이 아르헨티나를 승리로 이끈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 경기 최고의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된 메시는 "모든 사람들의 희생에 감사하고, 고국에 있는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16강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는 유럽의 강호 프랑스와 16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