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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각본 없는 인생 드라마를 쓴 선수가 있다.
이란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을 막아내 이목을 집중시킨 바로 그 골키퍼, 알리라자 베이란반드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월드컵 내내 이란의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는 사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거리를 떠돌던 '노숙자'였다.
1992년, 알리라자 베이란반드는 사라비야스의 가난한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Instagram 'alireza.beyranvand2014'
어려서부터 축구에 대한 열망이 컸지만 그의 아버지는 당장 하루 벌어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 공만 차고 있는 자식을 탐탁지 않아 했다.
베이란반드는 축구복과 장갑을 찢어버릴 정도로 반대가 심했던 아버지를 떠나 10대에 수도 테헤란으로 상경했다.
돈이 없어 세차, 피자 배달, 거리 청소 등을 하면서 겨우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노숙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 클럽 문 앞에서 잤다. 자고 일어났더니 내 앞에 동전들이 놓여 있더라. 사람들이 나를 거지인 줄 안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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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독한 가난도 베이란반드의 꿈까지 꺾지는 못했다.
닥치는 대로 축구팀을 찾아다니면서 끝없이 문을 두드린 결과, 2007년 바흐다트 유스팀 입단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나프트 테헤란의 청소년 팀에 합류했다.
이후 2015년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눈에 들어 이란 축구대표팀 주전 골키퍼까지 차지하고 러시아 월드컵 선발로 나서면서 오늘날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노숙자에서 호날두 골을 막아낸 이란 최고의 골키퍼가 된 베이란반드.
한 편의 영화 같은 그의 삶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