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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정한 판정을 위해 도입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VAR 적용 기준 탓에 오히려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FIFA는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최초로 VAR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심판의 판정을 지원하도록 했다.
그라운드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 영상을 통해 심판이 놓친 중요한 득점 장면이나 파울 상황을 언제든 체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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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덕분에 오심의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편파성 시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예시를 살펴보면 지난 23일(한국시간) 벨기에와 튀니지의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벨기에는 킥오프 5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었다.
원투패스를 받은 아자르가 페널티 박스 오른편에서 박스 안으로 파고 들다 상대 수비수에 걸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문제는 아자르와 상대 수비수의 충돌지점이 박스 라인 부근이었다는 것. 이 때문에 튀니지는 VAR을 통해 정확한 판정을 원했지만 심판은 페널티킥 판정을 고수했다.
결국 튀니지는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벨기에의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2-5로 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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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VAR은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김민우의 태클이 VAR을 통해 페널티킥으로 정정된 사례처럼 보다 정확한 판정에 기여한다.
문제는 적용 기준이다. 심판의 선택에 따라 VAR의 혜택을 누리는 팀이 있는가 하면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B조 조별리그 2차전도 이 경우에 해당된다. 모로코가 0-1로 밀리던 후반, 포르투갈 진영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페페의 손에 공이 맞았다.
페널티킥이 주어질 수도 있을 법한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VAR을 적용하지 않았다.
한국도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긴 마찬가지였다. 이달 24일 열린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0-1로 밀리던 후반전 기성용은 중원에서 멕시코 엑토르 에레라에게 파울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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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멕시코의 역습이 이어졌다. 결국 한국은 치차리토에게 추가골을 내주는 결과를 맞았다.
이에 신태용 한국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이 파울을 당한 것 같은데 주심이 인플레이를 선언했다. 그런 실수가 나온다면 VAR이 신뢰를 잃지 않겠나"면서 "VAR을 진행하는 기준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일부 팀들을 제외하면 VAR 판독에서 수혜를 봤던 팀들이 거의 대부분 승리를 거두면서 일각에서는 VAR 판독이 일부 우승후보나 유럽팀 등 강팀에게만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VAR을 적용하는 권한이 오직 주심에게만 있고 VAR 판독을 언제 실시해야하는지 명확한 기준조차 없는 점도 비판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적용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면 VAR에 관한 논란은 더욱 과열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