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 '효자동사진관'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한민수가 자신의 딸과 아내의 이름이 적힌 헬멧을 쓰고 성화대에 올라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9일 대통령 경호처 사진저작물 공개·제공 웹서비스 '효자동사진관'은 이날 진행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성화 봉송식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남자 국가 대표팀 주장 한민수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에서 한민수는 한쪽 다리에 의족을 끼고 몸에 로프를 감고 머리에는 헬멧을 썼다.
대통령경호처 '효자동사진관'
한민수가 쓴 헬멧에는 '한소리', '한소연', '순자' 등 가족들의 이름이 커다란 글씨로 쓰여있었다.
'한소리'와 '한소연'은 한민수의 두 딸의 이름이며, '순자'는 부인인 민순자 씨를 의미한다.
아내 이름 옆에 붙은 하트 모양 그림은 한민수의 가족 사랑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끔 한다.
한민수는 가족 사랑의 듬뿍 담긴 헬멧을 착용하고 성화대 계단 중간에서 성화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대통령경호처 '효자동사진관'
곧 여자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선수 양재림과 그의 가이드 러너 고운소리가 성화대 계단을 올라 한민수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한민수가 성화를 넘겨받자 양지림과 고운소리가 올라왔던 계단은 사라지고 가파른 언덕이 됐다.
성화를 특수 백팩에 매단 한민수는 성화대를 계단 없이 로프에만 의지하며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의족을 낀 한민수가 천천히 성화대를 오르자 관중들은 물론 TV 생중계로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감동을 금치 못했다.
대통령경호처 '효자동사진관'
조금 힘들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화대에 오르는 한민수의 모습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 최고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한민수가 넘긴 불꽃은 최종 점화자인 한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주장 김은정과 휠체어 컬링 주장 서순석에 의해 성화대에 점화됐다.
한편 어릴 적부터 무릎이 불편했던 한민수는 서른 살이 되던 해 골수암이 전이돼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왼쪽 다리를 절단해 좌절에 빠져있던 한민수는 2000년 장애인 아이스하키를 운명처럼 만나 다시 일어났다.
2010년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과 2014년 소치 패럴림픽에 참가한 한민수는 현재에도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이자 맏형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대통령경호처 '효자동사진관'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