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감던 중 몸을 살짝 비틀었다가 하반신 마비가 된 20대 여성의 충격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Daily Mirror)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이스트서식스주 브라이튼(Brighton)에 사는 밈 골드스미스(Mim Goldsmith, 25)는 샤워 중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하반신 마비와 발작 장애를 겪었다.
그는 "머리를 감던 중 몸을 뒤틀었을 뿐인데 배꼽 아래로 모든 감각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언어 치료사를 꿈꾸며 대학을 졸업한 밈은 2023년 6월 15일 샤워 중 머리를 감으며 몸을 살짝 비틀었다.
그런데 이때 그는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고 곧 하반신 감각을 잃기 시작했다. 이때 순간적으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밈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검사 결과, 그녀가 15세 때 침대에서 떨어지며 입었던 척추 부상이 샤워 중 작은 움직임으로 인해 재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MRI 스캔에서는 여러 개의 디스크 탈출, 흉터 조직, 디스크 팽창 등이 발견됐다.
상황이 심각해 요도 카테터를 사용해야 할 정도였다. 게다가 밈은 하루 최대 5회에 달하는 심각한 발작 증상까지 겪었다. 발작은 최대 3시간 30분 동안 지속되며 그녀를 괴롭혔다.
의료진은 밈에게 사지 약화, 마비, 발작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신경계 기능 장애인 기능적 신경장애(FND)를 진단했다.
부상 이후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밈은 "하루에 20분 정도만 앉아있을 수 있었고 대부분의 시간에는 그냥 누워만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그냥 요양원에 가서 지내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충격적인 조언을 듣기도 했다고.
마비 증상을 겪는 그녀에게 의사는 물리치료를 권유했지만, 치료 도중 겪은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상태는 더욱 악화됐고 발작의 빈도도 증가했다.
밈은 "발작은 부상으로 인한 통증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 신경계가 혼란스러워져서 통증이 심할 때마다 발작을 하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밈은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스스로 퇴원을 결정했다. 그리고 다른 병원에서 새로운 치료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물리 치료사와 신경 작업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점차 움직임을 회복하고 발작 횟수를 하루에 한 번으로 줄이는 성과를 이뤘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그녀는 전동 의자를 사용하는 등 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새로운 약은 그녀의 발작을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2023년 9월, 밈은 퇴원했고 몇 달 동안 체력과 근력을 키워 하루 종일 의자에 똑바로 앉아 일할 수 있게 됐다.
브리스톨라이브(BristolLive)에 따르면 현재 밈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녀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기능적 신경장애 전문 클리닉 입소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클리닉은 집중 재활 치료와 신경학적 재훈련 등 많은 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클리닉의 집중 신경 재활 프로그램과 항공권, 숙박 비용 등을 합하면 총 15,000파운드(한화 약 2,850만 원) 정도가 들어 그녀는 이를 위해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또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FND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밈은 "나는 이미 여러 가지 면에서 역경을 이겨냈다. 많은 FND 환자들이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라고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다.
한편 기능성 신경 장애(FND)는 뇌와 신체 간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신체적 증상은 실제지만 MRI나 CT 스캔과 같은 일반적인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FND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와 같은 심리적 요인과 연관될 수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치료는 물리치료, 심리치료, 약물치료 등 다양한 접근법을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