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소현 기자 = 짝사랑하던 여성에게 연락을 차단당하고는 망상 탓에 '어머니 때문에 여성을 못사귄다'고 생각해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아들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8일 광주지법 형사12부(노재호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와 5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지난 5월 23일 A씨는 어머니가 사는 광주 북구 아파트에서 집에 있던 흉기로 어머니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흉기로 어머니를 수차례 찔렀으나 어머니가 사망하지 않자 옆에 있던 수화기로 머리를 내리쳤고, 어머니는 다발성 자상에 의한 외상성 쇼크로 사망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10년 이상 정신질환을 앓았다. 그는 주로 관계망상, 피해망상, 환청, 공격적 행동 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누군가 자신을 감시한다며 불안해하거나, 자신이 호감을 가진 여성과 실제 사귀지 않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관계를 방해해 이뤄질 수 없게 됐다는 망상을 했다.

A씨는 자신이 호감을 가졌으나 수개월 전부터 그의 연락을 차단한 여성에 대해 어머니가 계속해서 묻자 어머니로 인해 그 여성과 사귀는 게 불가능할 거라고 여기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씨는 어머니가 여성의 연락처, 직업 등을 여러 차례 묻고 해당 여성을 알게 된 종교모임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질책했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1년 넘게 갈등을 겪어왔다.

재판부는 "A씨는 정신질환을 앓던 자신을 기르고 경제적으로 지원했던 친어머니를 살해했다"라며 "일반적인 살인보다 훨씬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 수법도 잔혹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정신질환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고 섣불리 판단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바람에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고 보고 "무기징역을 통해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보다는 강제적인 치료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범행 전날인 5월 22일 오후 광주 남구의 한 도로변에서 자전거를 타던 여성에게 아무 이유 없이 "죽여버리겠다"며 벽돌을 휘두르며 쫓아간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