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전 남친이 집에 들어왔어요...아니, 지금 갔어요. 신고 취소할게요"
한 여성의 의문스러운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 그냥 넘기고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도 있었지만 경찰은 단 1%의 가능성을 보고 여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경찰이 시민의 신고 번복에도 불구하고 현장 조사를 펼친 끝에 30대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지난 22일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전 11시 6분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의 모 오피스텔에서 한 여성의 신고가 접수됐다.
여성은 전 남자친구인 A씨가 집안에 침입해서 계속 나가지 않고 있다 말했다.
신고를 받은 홍익지구대 경찰관들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다. 그런데 오피스텔에 경찰관들이 도착한 시간인 약 2분 후, 신고자는 "전 남자친구가 집에서 나갔으니 신고를 취소하겠다"라고 말해왔다.
그냥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경찰은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경찰은 돌아가는 대신 다른 경찰을 추가로 불러 오피스텔 안팎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이 같은 행동을 취한 이유는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을 하는 범인들이 신고를 취소하게 만든 뒤, 경찰이 떠나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었다.
집 인근 수색을 마친 경찰은 신고자 여성의 집 내부를 확인했고, 전남친 A씨를 방에서 발견하게 된다.
여성 신고자는 "신고를 취소했는데 경찰이 바로 오니까 (A에게)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라고 말했지만 경찰이 A씨와 분리시켜주자 "며칠 전 헤어진 전남친이 도어록 비번을 누르고 들어왔다. 결국 신고했더니 '신고한 걸 후회할 거야'라고 했다"라며 신고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전남친 A씨를 주거침입 및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으며 접근금지 등 긴급 응급조치를 취했다.
한편 새로 바뀐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스토킹을 저지른 자는 징역 3년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흉기 등 위험 물건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형량이 늘어난다.
스토킹처벌법 첫 시행 이후 약 4일 만에 총 451건의 관련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이는 기존보다 약 5배 많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