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지하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던 한 여성 승객이 갑자기 열린 바닥에 빨려 들어가면서 양발이 으스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럼에도 에스컬레이터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업체는 오히려 승객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YTN 보도에 따르면 경기 파주시 경의 중앙선 금촌역에서 지난 21일 오후 5시쯤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던 A(62)씨가 바닥 덮개가 갑자기 열린 탓에 장치 안으로 양발이 빨려 들어갔다.

덮개 아래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계단들이 있었고 A씨는 양 발에 중상을 입고 큰 수술을 받았다. 앞으로 네다섯 차례 정도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이후에도 정상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에스컬레이터 바닥이 열린 이유는 앞서 간 A씨 남편이 바닥과 연결된 중앙분리봉을 치고 지나가면서 중앙분리 봉과 연결된 바닥이 그 충격으로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컬레이터 유지 보수를 맡은 업체는 설비에 문제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에서는 바닥을 고정하는 나사를 제대로 조인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중앙분리 봉이 무거운데 나사는 약하다며 사고 원인을 설계 결함으로 돌리기도 했다.

해당 업체 이사는 "전적으로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라 A씨 남편이 술을 많이 마셨다"며 분리 봉을 치고 간 피해자 부부 탓을 하기도 했다.

한국 승강기안전공단과 경찰은 사고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유지 보수에 문제가 있었던 점이 확인될 경우 업체 관계자 등에게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승강기법 관련 고시에 따르면 중앙분리 봉이나 연결된 바닥 판은 1m에 100kg 넘는 힘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