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에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석준(25)이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면서 영상까지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이석준은 지난 5일 천안 소재 본인의 주거지에서 피해 여성 A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성폭행하고 이를 본인의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다음날(6일) 온라인 메시지를 통해 지인에게 "휴대폰이 부서져 전화를 할 수 없는데 감금을 당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아버지의 연락처를 전달했다.

소식을 접한 A씨 아버지가 즉시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가 대구에서 이석준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대구 수성경찰서는 A씨로부터 "이석준에게 성폭행과 불법 촬영을 당했다"는 진술을 받았지만 이석준은 동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이석준을 임의동행한 후 육안으로 휴대전화를 살펴봤지만 촬영된 영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디지털 포렌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은 뒤 이석준을 귀가 조치했다.

이후 A씨는 아버지와 함께 서울로 귀가한 뒤 경찰에 요청해 7일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한 후 스마트워치도 지급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의 범행을 막지 못했다. A씨를 만나기 위해 당초 8일에 서울로 올라온 이씨는 A씨의 집 주소가 바뀌어 만나지 못하자 흥신소를 통해 주소 찾기를 의뢰했다.

흥신소 직원으로부터 주소지를 전달받은 이씨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A씨 집으로 찾아가 집에 머물던 A씨의 모친과 10대 남동생을 여러 차례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흉기에 찔린 A씨 어머니는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남동생은 출혈이 심해 중태에 빠졌으나 현재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A씨와 A씨 아버지는 현장에 없어 화를 면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석준은 "A씨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빌라에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17일 오전 이석준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재물손괴, 감금 등 총 7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이날 포토라인에 선 이석준은 범행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고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