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끊이지 않던 부상 악재를 딛고 '잇몸'으로 견뎌낸 삼성 라이온즈가 마침내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왕좌를 다시 품에 안았다.
삼성은 8일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를 12-1로 크게 꺾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Series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2016년 라팍 개장 10주년이 되는 해에 안방 첫 우승이라는 감격스러운 역사까지 썼다.
이번 우승은 그 어떤 순간보다 뭉클했다. 개막 전부터 야심 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토종 에이스 원태인마저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다. 불펜에서는 이호성이 수술로 시즌 아웃된 데 이어 김무신, 이재희, 백정현, 최지광 등이 줄부상에 신음했다. 야수진 역시 김성윤, 김영웅, 이재현 등 주전들이 연달아 자리를 비우며 단 한 번도 완전체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뉴스1
하지만 사자 군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7연패와 8연승을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속에서도 박승규, 전병우, 양우현 등 백업진이 훌륭하게 공백을 메웠고, 대체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과 10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베테랑 최형우의 든든한 가세로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입해서도 시련은 계속됐다. 구원왕 김재윤이 부상으로 낙마하고 구자욱(햄스트링)과 강민호(옆구리)가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마운드에서는 이승민, 김태훈, 배찬승과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원태인이 빈자리를 철통 방어했다.
타선에서는 베테랑 구자욱이 통증 속에서도 맹타를 휘둘렀고, 강민호는 마스크를, 최형우는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고 외야를 지켰다. 선배들의 헌신에 박승규, 김지찬, 김성윤 등 신예들도 펄펄 날았다. 특히 박승규는 한국시리즈 3차전 홈런에 이어 4차전 3안타 3타점으로 새로운 '가을 해결사'로 우뚝 섰다.
플레이오프에서 KIA 타이거즈를 3승 2패로 누른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패하고도 연장 12회 접전 끝에 2차전을 잡았고, 내리 3~5차전을 싹쓸이하며 마침내 챔피언에 올랐다.
부상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도 선후배 간의 끈끈한 팀워크와 투혼으로 12년 만의 숙원을 풀어낸 삼성 라이온즈. 완전체가 아니었기에 더욱 눈부셨던 이들의 승리는 새로운 '삼성 왕조'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