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로 돌아온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축구화를 벗어 던졌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답답함을 감추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와 득점 없이 비긴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해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에 1-4로 패한 뒤 치른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인 한국은 16계단 아래인 베네수엘라(48위)를 상대로 고전했다. 베네수엘라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팀이다.
쿠팡플레이
한국은 손흥민(LA FC)과 오현규(베식타시)를 최전방에 세운 4-4-2 전술로 나섰다. 그러나 후방에서 시작한 패스가 공격진까지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두 공격수가 공을 받지 못한 채 고립되는 장면이 반복됐고, 첫 슈팅은 전반 45분에야 나왔다.
축구 통계 전문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한국의 슈팅은 7개로 베네수엘라의 12개보다 적었다. 손흥민은 85분 동안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A매치 통산 58골로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과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손흥민은 단독 선두 도전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공격이 풀리지 않는 사이 수비진은 상대 역습을 막아내느라 분주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압박이 맞물리지 않으면서 베네수엘라에 여러 차례 기회를 내줬다.
김민재는 몸을 던져 상대 공격을 끊어냈고, 직접 공격에 가담하며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후반 35분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과 교체된 그는 터치라인에서 모레노 감독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이후 벤치에 앉아 축구화를 벗어 던지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김민재의 아쉬움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반전이 필요한 경기였는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쉬웠다. 많은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고 경합하고 수비를 해야 한다.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했다"며 "전체적으로 뭔가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늘 7-0, 9-0으로 이겼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1
다음 경기를 앞두고도 선수들의 변화를 요구했다. 김민재는 "우선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 개인이 빛나기보다는 팀이 하나가 돼 뛰어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도 공격에서 드러난 문제를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새로운 콘셉트를 팀에 적용한다는 게 쉽지 않다"며 "수비는 우루과이전보다 개선됐으나 공격은 아쉬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부임 첫 경기였던 지난달 24일 에콰도르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우루과이전 대패에 이어 베네수엘라전 무승부로 최근 두 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다.
9~11월 A매치 6경기를 맡는 모레노 감독은 성과에 따라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막하는 2027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 한국은 오는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9~10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