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금)

한미 전략투자 1호는 223억 달러 '텍사스 가스발전소'... 미국 '원전 8기'도 함께 추진한다

한미 전략투자가 미국 텍사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총 사업비 223억달러 규모의 6472MW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위한 협력 틀도 마련됐다. 여기에는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도 포함됐다.


산업통상부는 1일 한미 양국 정부가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Project Star',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Project Power', 알래스카 LNG 'Project North' 등 3개 사업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미시간주 샐라인 타운십에 들어설 데이터센터 조감도 / Related Digital미시간주 샐라인 타운십에 들어설 데이터센터 조감도 / Related Digital


이번 계획은 지난해 7월 한미 무역합의와 같은 해 11월 체결한 전략적 투자 MOU의 후속 조치다.


223억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에 전력 직접 공급


가장 먼저 움직이는 사업은 'Project Star'다. 한미 양국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총 사업비 223억달러 규모, 6472MW 용량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인근 AI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된다.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를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은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 Related Companies와 에너지기업 NextEra Energy가 주도하고 Lewis Energy Group이 부지와 천연가스, 용수 등 관련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의 발전시설 / 넥스트에라에너지미국 에너지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의 발전시설 / 넥스트에라에너지


정부는 사업 파트너의 역량과 텍사스 지역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예상 전력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심의·의결,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도 마쳤다.


양국은 발전 기자재와 설계·시공, 장기 운영·정비 등 사업 전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측은 터빈을 포함한 한국산 기자재가 향후 미국 내 유사 프로젝트에도 공급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APR1400 2기 포함... 美 대형원전 8기 '밑그림'


두 번째 축은 원전이다. 양국은 한미 전략투자 재원을 활용해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을 담은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계획에는 한국형 APR1400 2기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가 포함됐다.


APR1400이 적용된 신한울 1,2호기 전경 / 한국수력원자력APR1400이 적용된 신한울 1,2호기 전경 / 한국수력원자력


건설은 AP1000 2기를 먼저 추진한 뒤 APR1400과 AP1000 각 2기, 이후 AP1000 2기를 추가하는 순서로 구상됐다.


총 8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최대 1200억달러다. 약 1000억달러는 건설비, 200억달러는 예비비로 구성된다.

계획대로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APR1400의 미국 진출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한국 기업은 AP1000 건설에도 참여한다. 웨스팅하우스 원전의 시공과 기자재 공급 등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사업에서 발생하는 상업적 이익을 한미가 공유하기 위해 한국 기업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구체적인 투자 주체와 규모, 조건은 향후 기업 간 협상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제작 기간이 긴 핵심 기자재를 먼저 확보하는 방안도 협의한다.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전제로 연말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열린 APR1400 설계인증서 수여식 / 한국수력원자력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열린 APR1400 설계인증서 수여식 / 한국수력원자력


다만 이번 프레임워크가 원전 8기 건설의 최종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양국 정부와 기업이 협력의 큰 틀을 만든 단계다. 앞으로 실제 건설 부지와 사업구조, 일정 등을 구체화한 뒤 각 사업별 상업성 검토와 국내 절차를 거쳐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알래스카 LNG는 아직 '검토 단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앞선 사업들과 달리 검토 단계에서 출발한다.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남부지역까지 운송하는 대형 가스관과 LNG 수출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미 양국은 우선 상업성과 국내법상 요건을 따져본 뒤 실제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미국 측은 한국 기자재·공급업체의 참여 여건을 조성하고 철강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자재에는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alaskagraph미국 알래스카주 니키스키에 건설이 추진되는 알래스카 LNG 액화·수출시설 조감도 / Alaska LNG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과 알래스카 LNG에 대한 한국의 우선적 접근권도 협력 내용에 담겼다.


다만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공사비 상승 가능성, 북미 다른 LNG 프로젝트와의 가격 경쟁 등은 향후 사업성을 가를 변수다.


원금 회수 전까지 수익 '5대5'... 총 2000억달러 한도


한미 양국은 전략투자 프로젝트의 자금조달과 수익배분을 하나의 통합 투자기구 아래 관리하기로 했다. 각 개별 사업은 별도의 특수목적회사가 맡는 구조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수익배분 방식이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에 투입한 투자금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하기 전까지 한미 간 수익배분 비율은 5대5로 유지된다.


당초 거론된 1대9 수익배분 전환은 그때까지 보류한다.


특정 사업의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함께 활용하는 '리스크 풀링' 방식도 적용한다. 개별 사업의 부진이 전체 투자금 회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투자 규모에도 상한을 뒀다. 연간 투자 한도는 200억달러, 전체 전략투자 한도는 2000억달러로 정해 운영계약에 명시한다.


사업성이 예상보다 악화됐다고 판단되면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예산, 수익배분 구조 등을 다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자금 사용처 등에 관한 한국 측의 정보권도 보장한다. 사업범위의 중대한 변경이나 지분 발행·양도 등 주요 사안에는 한국 측 동의권을 두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민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는 한편, 한미 전략투자가 우리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