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9일(월)

"괜찮아?" 묻는 순간 두 번째 폭발...DMZ 지뢰밭 탈출, 긴박했던 그 순간

지난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중 58초 간격으로 두 번의 지뢰 폭발이 발생했다. 공병 요원들은 탐침으로 땅을 5~10㎝씩 찌르며 20m 탈출로를 확보해 부상자를 구조했다.


안전하게 전진했다고 판단했던 현장은 순식간에 퇴로가 막힌 위험 지역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장병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부상자를 지혈하고 둘러업은 수색대 앞에서 공병 요원이 무릎을 꿇고 탐침으로 땅을 찔러가며 탈출로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 공병은 무릎 앞 땅을 수㎝ 간격으로 일일이 찌르며 약 20m의 탈출 경로를 다시 만들어냈다.


origin_DMZ폭발상황설명하는양진혁합참작전부장.jpg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DMZ 지뢰 추정 폭발 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합동현장조사 중간결과 브리핑을 열고 작전 진행 상황과 긴박한 구조·후송 과정을 공개했다.


사고 당일 작전에는 총 18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이들은 일반전초 철책에서 소형전술차량과 산악바이크로 소통문까지 이동한 뒤 기존 수색로를 따라 도보로 이동했다. 


작전 목적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일대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를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현장조사하기 위해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는 것이었다.


기존 수색로가 끝난 지점부터는 공병 요원들이 선두에 섰다. 공병들은 지뢰탐지기를 이용한 탐지와 예초 작업을 번갈아 진행하며 군사분계선 방향으로 약 200m를 전진했다. 수색대대장은 전체 상황을 평가한 뒤 군사분계선에 근접했다고 판단해 작전을 종료하고 철수를 결정했다.


폭발은 철수 준비 중에 발생했다. 공병 요원이 왼발을 내딛는 순간 1차 폭발이 일어났고 주변 장병 3명이 쓰러졌다. 인근 수색 요원은 폭발로 생긴 화구에 있던 부상자를 끌어내기 위해 접근했다.


origin_합참북한군지뢰맞다면北이모든책임…상응조치할것.jpg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DMZ 지뢰 추정 폭발 상황 관련 중간 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수색대대장도 쓰러진 공병 요원에게 "괜찮아?"라고 외치며 다가갔다. 바로 그 순간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


대대장은 왼쪽 발목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오른쪽 허벅지 등에도 파편 피해를 입었다. 함께 이동하던 정보참모도 안면부와 신체 일부에 파편상을 당했다.


두 폭발 사이 간격은 약 1분이었다. 합참에 따르면 사고 지점에서 약 800m 떨어진 일반전초의 집음기에는 유사한 폭발음이 58초 간격으로 수집됐다. 


군이 해당 음성을 작전요원들에게 들려준 결과 실제 폭발 간격도 약 1분 정도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두 번째 폭발 이후 이미 지나온 길조차 더 이상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추가 지뢰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부상자들을 데리고 현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origin_합참공개한DMZ부상자이송당시사진.jpg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브리핑에서 공개된 폭발 사고 이후 응급구조사의 부상자 이송 당시 사진. (합동참모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8 / 뉴스1


공병 요원들은 사고 전보다 더욱 정밀한 방식으로 탈출로 확보에 나섰다. 선두 공병 요원은 무릎을 꿇은 채 탐침으로 땅을 5~10㎝씩 직접 찌르며 지뢰 매설 여부를 확인했다. 필요한 곳은 흙을 조심스럽게 긁어내면서 약 20m를 전진했다.


두 차례 폭발 직후 추가 폭발 위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공병 요원이 앞장서 이동 가능한 길을 하나씩 확인한 뒤에야 나머지 작전 병력의 철수가 진행됐다.


탈출 과정에서 1차 폭발 지점에서 약 1m 떨어진 곳에서 사각형 형태의 지뢰 추정 물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물체는 지표면 아래 약 5~10㎝에 묻혀 있었다. 이를 직접 본 공병 요원은 갈색 계열의 네모난 형태에 표면이 매끄러운 플라스틱 재질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다. 공병 요원의 침착한 대응이 없었다면 추가 폭발 사고 위험이 있었다는 의미다.


주변 다른 장병들도 해당 물체를 목격했으나 일부는 적색, 일부는 갈색으로 표현했고 목함지뢰와 유사하다고 진술한 인원도 있었다. 


origin_2024년북한목함지뢰모습.jpg국방부가 지난 2024년 7월 17일 제공한 북한 목함 지뢰 모습. (뉴스1 DB.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8 / 뉴스1


합참은 이를 북한군의 목함지뢰와 형태가 유사한 수지반보병지뢰로 추정하고 있지만, 현장조사팀이 아직 해당 물체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만큼 추가 조사에서 확인할 예정이다.


부상자 구조도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현장 장병들은 지혈대를 이용해 부상자들의 출혈을 막았다. 중상을 입은 수색대대장은 장병들이 2인 1조로 어깨와 무릎을 받쳐 이동시킨 뒤 들것이 도착하자 인원을 교대해 가며 후송했다.


대대장을 비롯한 부상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약 200m 떨어진 헬기 호이스트 탑승 지점까지 옮겨졌다.


합참은 당시 이동로가 수풀이 우거지고 이동이 쉽지 않은 지형이었던 데다 호이스트 탑승 지점까지 일부 경사지가 있어 부상자 후송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약 200m에 걸친 후송을 마쳤을 때 대부분의 작전 병력이 탈진 상태였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은 "우리 작전 병력들은 당시 조건반사적인 행동으로 부상을 입은 전우를 응급처치하고 약 200m 이격된 호이스트 지점까지 인력으로 후송시키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도 위기 상황 대응 능력과 전우애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origin_합참공개한DMZ지뢰폭발사고응급구조사투입사진.jpg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브리핑에서 공개된 폭발 사고 이후 응급구조사 투입 당시 사진. (합동참모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8 / 뉴스1


현장에서 부상자 발생 상황을 접수한 일반전초 대대는 오전 10시 59분쯤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지원을 요청했다. 군은 메디온 의무후송헬기 3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했다.


합참은 유엔사에도 비무장지대 내 응급헬기 진입 승인을 요청했고, 오전 11시 38분 승인을 받은 뒤 11시 40분쯤 헬기가 비무장지대 내부로 진입했다.


응급구조사들은 현장에서 장병들이 실시한 신속한 지혈과 응급처치가 부상자의 출혈을 최소화해 더 큰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당시 작전 병력 18명은 모두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다. 현재 15명은 퇴원했고, 중상자 2명과 경상자 1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합참은 사고 원점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해 장병들이 목격했다고 진술한 지뢰 추정 물체와 기타 잔해물 등을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