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9일(월)

청와대,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우크라에 공식 사과 요구... "허위 공보에 강력한 유감"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 공개를 둘러싼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양국이 '비공개 합의'의 존재 여부를 놓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은 가운데 청와대가 우크라이나 측에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7일 입장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합의에 위반한 일방적 공개와 이에 이은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허위 공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추가적인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 포로 송환을 계기로 양국 사이에 공개적인 외교 공방이 벌어진 셈이다.


origin_성기홍홍보수석강훈식비서실장사의표명.jpg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 뉴스1


논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시작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 도중 "최근 북한군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송환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연설문에도 해당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날 SNS를 통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했다"며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포로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외교·안보 문제 등을 고려해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다른 주장이 나왔다.


origin_한우크라이나정상회담 (2).jpg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착석해 있다 / 뉴스1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는 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로 리트빈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소통보좌관도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청와대가 27일 협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재반박에 나섰다.


성 수석에 따르면 양국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송환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보안 유지를 요구했다.


성 수석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군 포로를 한국에 보낼 경우 "다수의 자국 포로와 교환할 기회를 포기했다는 국내 비난 여론이 나올 수 있다"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한국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연내 청와대 복귀 확정... “크리스마스쯤 이사 완료”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 / 뉴스1


이어 "우리 측 역시 포로 당사자와 가족들의 안전 문제와 외교·안보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비공개에 합의하고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단순히 한국 정부가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비공개를 제안했고 양국이 이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성 수석은 특히 송환 사실 공개 자체보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에서 비공개 합의를 부인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사전 협의는 물론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국의 우호 관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합의에 위반한 일방적 공개와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허위 공보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비공개 합의를 둘러싼 논란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GettyimagesKorea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옥사나 토로프 주영 우크라이나대사 언론보좌관은 양국 사이에 합의와 비밀 유지 약속이 존재했다고 주장한 반면, 리트빈 대통령실 소통보좌관은 이를 부인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양국 간 합의문이나 문서는 확인되지 않아 비공개 합의의 구체적인 형식과 범위를 둘러싼 공방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국내에서 이번 사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는 데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성 수석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주장이나 사실과 다른 주장을 삼가시길 요청한다"며 북한군 포로 송환과 관련한 외교·안보 사안의 정쟁화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